인권위 前 직원들 ‘비판적 10년史’ 쓴다

인권위 前 직원들 ‘비판적 10년史’ 쓴다

입력 2013-06-23 00:00
수정 2013-06-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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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적 회고로 인권위 바로 세워야…희망 찾을 것”

국가인권위원회 출범부터 안착까지 함께하며 기틀을 다진 전직 인권위 직원들이 실추된 인권위 위상을 바로 세운다는 취지로 ‘비판적 10년사(史)’를 발간한다.

23일 민간 인권연구기관인 인권정책연구소 등에 따르면 인권위 초기부터 길게는 10년 가까이 일한 10명의 인권위 전 직원들은 올해 2월 첫 준비모임을 갖고 ‘인권위 10년사’ 발간을 추진 중이다.

이들 중 인권정책연구소 김형완 소장, 남규선 이사 등 6명은 2001년 인권위 출범 이전부터 준비·기획단으로 참여한 ‘개국공신’들이며 유남영 변호사 등 나머지 4명도 초기 인권위에서 일한 인권 전문가들이다.

책은 인권위가 지난 10년간 첫 국가인권기관으로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겪은 갈등과 좌절, 성과 등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바탕으로 인권위의 미래를 고민하는 비판적 성격의 10년사가 될 전망이다.

설립 초기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정부와 긴장 관계를 유지했던 일화,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 반대’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까지 진통 등 주목받은 사안들의 뒷이야기도 책을 통해 공개된다.

이를 위해 김창국 초대 위원장, 안경환 위원장 등 조직 출범 때부터 최근의 인권위 핵심 인물들이 심층 인터뷰 대상자로 참여한다.

이들은 지금 인권위가 국가 인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 바람직한 인권위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해 10년사를 펴내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2011년 설립 10주년을 맞아 10년간의 주요 결정 사례를 발간하고 10년의 성과를 정리하는 심포지엄 등 다양한 기념 행사를 개최했지만 인권위가 걸어온 10년의 역사를 정리한 책을 발간한 적은 없다.

최근 방한한 마거릿 세카기야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은 “인권위는 대한민국에서 인권을 증진하는 데 더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인권위에 독립성 확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형완 소장은 “인권위 10년사가 인권위 밖에서 출간된다는 것 자체가 기형적”이라며 “인권위 정사에 기록할 수 없는 비판적 조명을 담을 계획이며 지난 역사를 성찰하고 회고하는 과정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에 대한 평가와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는 다양한 단위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책이 인권위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인권위도 이를 위해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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