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경적울렸다고 발로 차…업무방해 입건
지난 24일 오후 10시 50분께 광주 서구 쌍촌동 운천저수지 부근에서 시내버스를 몰고 지나던 윤모(37)씨는 길가에 위험하게 서 있는 남성들을 발견했다.술 취해 비틀거리며 서 있는 이들이 혹시나 차도로 뛰어들까 봐 걱정돼 윤씨는 경적을 울리고 버스의 속도를 줄였다.
그러나 이들은 갑자기 삿대질을 하더니 천천히 지나치던 버스의 뒷문을 발로 찼다.
화가 난 버스기사 윤씨는 버스를 길가에 세워놓고 내려 항의했으나 이들은 윤씨에게도 욕설을 퍼부으며 멱살잡이까지 했다.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해하다가 버스에서 뛰어내려 윤씨와 이들의 싸움을 뜯어말렸다.
만취 4인방과 윤씨의 드잡이는 20여 분 동안 계속됐다. 이 때문에 막차를 타고 귀가 중이었던 승객 10여명은 버스에 갇혀 꼼짝하지 못했다.
출동한 경찰이 제지하자 박모(37)씨 등 이들 일행은 오히려 버스에 치였으니 보험처리 해달라고 떼까지 썼다.
이들은 모두 의사였다. 일행중 한 명이 “우리는 의사들인데 잘못했다”고 경찰에게 사과하면서 신분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모두 만취상태인 점을 고려해 신원을 파악하고 일단 귀가시켰으나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현재 연락이 끊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6일 버스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해 ‘의사 4인방’을 버스운행을 방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