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투성이’ DNA법 개정 시급…“악용가능성 높아”

‘허점투성이’ DNA법 개정 시급…“악용가능성 높아”

입력 2013-10-10 00:00
수정 2013-10-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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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의 형사 DNA 데이터베이스 저장, 위법이지만 처벌근거 없어

수사편의를 위한 경찰청의 형사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위법으로 드러났지만 관련법에는 이를 처벌하거나 규제할 규정이 없어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초부터 범죄현장에서 수집되는 정보의 정확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전국 16개 지방경찰청 소속 형사와 과학수사팀 직원 동의하에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DNA 데이터베이스 등록 대상은 구속 피의자·수형인으로 한정돼, 형사 DNA의 데이터베이스 저장은 어떤 법적근거도 없는 위법행위로 드러나 당장 등록된 DNA 정보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 큰 문제는 현행 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에는 경찰청의 형사 DNA 데이터베이스 등록과 같은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사목적을 내세운 경찰청이 사실상 DNA법을 악용해 형사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어 법을 개정해 이를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영장없이도 동의만 받으면 DNA를 채취할 수 있는 구속 피의자·수형인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이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DNA법에서는 아동, 청소년 대상 성폭력을 포함해 살인, 강간, 추행, 강도, 방화, 특수절도 외에도 단순 폭력 혐의에도 구속피의자 동의만 있으면 경찰이 DNA를 채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근거도 없이 구축된 경찰의 직원 DNA 데이터베이스는 당장 폐기해야 하며 처벌조항이 포함된 법 개정으로 악용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며 “또 현행 DNA 채취 동의조항은 구속이나 수형인 신분에서 비자발적 동의가 많아 개별심사에 의한 영장주의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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