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위안부 할머니 위로’ 1100번째 수요집회

’노래로 위안부 할머니 위로’ 1100번째 수요집회

입력 2013-11-13 00:00
수정 2013-11-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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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병의 편지’ 작곡자 김현성氏 무대 올라

“눈 뜰 수 없는 잔인한 날들. 피로 물든 다 찢긴 치마 나의 몸. 이제 세상에 없지만 기억하노라.”

13일 오후 1천100번째 수요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200여 명이 모여들었다.

고(故)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 김현성씨가 무대에 오르면서 이날 집회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위안부 소녀상을 주제로 한 노래 ‘평화의 소녀상’을 작사·작곡하기도 한 김씨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

김씨는 기타를 메고 무대에 올라 “할머니들의 역사를 노래로 기록하겠다”며 공연을 시작했다. 그는 함께 무대에 오른 가수 신재창씨와 함께 ‘평화의 소녀상’의 가사 하나하나를 힘주어 부르며 무대 앞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다정히 눈을 맞췄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던 두 할머니는 공연이 진행될수록 점점 표정이 밝아졌다. 집회 참가자들도 할머니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손뼉을 치며 김씨의 공연을 지켜봤다.

김씨는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진보·보수의 이념문제가 아닌데도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어이없는 말이 나온다”며 “교과서에 위안부 문제 몇 줄 적어놓아서는 (해결이) 안 된다. 노래로서 할머니들을 위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씨도 김씨에 이어 남양군도에서 투신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노래 ‘세상 꽃들은 바다에 있네’를 부르며 할머니들을 위로했다.

이날 수요집회는 지난 1990년 11월 16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발족한 것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로 채워졌다.

정대협은 집회 끝에 분쟁지역이 표시된 세계지도를 무대에 세워놓고 평화와 정의를 상징하는 노란 나비 스티커를 지도 위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경기 광명시 구름산초등학교 고우진(12)군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제 할머니들한테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노래까지 들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온 폴 슈나이스 목사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이 같은 움직임을 독일에 꼭 전하겠다”며 “위안부 피해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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