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잘못 만나 희생… 내 아들 같은 비극 없어야”

“시대 잘못 만나 희생… 내 아들 같은 비극 없어야”

입력 2013-11-16 00:00
수정 2013-11-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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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진압 중 부상 ‘17년 의식 불명’ 김인원 의경 결국 숨져

시위 현장에서 당한 부상으로 17년간 의식불명 상태였던 의경이 끝내 숨을 거뒀다.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동대 의경으로 근무하며 1996년 6월 14일 광주 조선대에서 시위를 막다가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의식불명에 빠졌던 김인원(37)씨가 15일 치료를 받던 광주 보훈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숨졌다.

17년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지내다 15일 오전 숨진 전직 의경 김인원씨의 어머니가 광주 광산구 광주보훈병원에서 분향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17년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지내다 15일 오전 숨진 전직 의경 김인원씨의 어머니가 광주 광산구 광주보훈병원에서 분향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아버지 김정평(67)씨는 “불행은 내 아들에서 끝나야 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버지는 스무살이던 아들이 중년이 될 때까지 병상을 지켰던 애끓는 마음을 담은 시집 ‘노래하는 새들도 목이 타는가’를 지난해 10월 펴내 당시 전남경찰청장에게 보냈다.

이후 경찰의 협조로 아들은 지난 5월 옥조 근정훈장을 받기도 했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은 모든 것을 공허하게 만들었다. 김씨는 경찰에 고마워하면서도 아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른 시위자 신원을 밝히지 못한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상처를 보면 무더기로 아들에게 달려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아버지는 “아들은 시대를 잘못 타고 나 희생됐지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해는 16일 발인을 거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3-11-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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