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날벼락’ 아이파크 주민들 “자는데 쾅”

‘토요일 아침 날벼락’ 아이파크 주민들 “자는데 쾅”

입력 2013-11-16 00:00
수정 2013-11-1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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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8시 54분쯤 헬기 충돌 사고를 겪은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주민들은 토요일 아침의 ‘날벼락’에 매우 놀란 모습이었다.

현장에는 주민·취재진을 포함한 300여명이 모여 있어 아파트 단지에서는 주민이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큰 혼잡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7개 중대 560명을 현장에 투입해 폴리스라인을 치고 사고현장 수습에 나서고 있다. 소방당국도 추락한 사고 헬기에 계속 물을 뿌리는 등 막바지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기가 102동에 충돌한 뒤 추락한 지점인 101동 앞은 사고기 잔해가 널브러져 있고 충돌 여파로 나무 한 그루가 넘어졌다. 사고기는 꼬리 부분만 남은 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만큼 파손됐다.

사고기와 충돌한 102동 23∼26층 3호 라인은 뒷베란다 쪽 유리창들은 다 깨져 아파트 안이 그대로 드러났다.

깨진 유리창 사이로 파손된 에어컨 실외기와 조종사 시트(등받이가 있는 좌석)로 보이는 헬기 잔해가 보이기도 했다.

헬기 프로펠러와 정면으로 충돌한 23∼24층은 거실을 제외한 방 유리창이 모두 깨지는 등 피해가 큰 모습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주민 100여명은 대부분 잠옷 차림으로 집 밖으로 나와 현장 상황을 주시했다.

아파트 주민 이모(53·여)씨는 “사고가 난 아파트 바로 앞 동에 사는데 자다가 ‘쾅’하는 소리에 밖을 내다보니 사고가 났더라”며 “10년 넘게 이곳에 살았는데 헬기가 다니는 것은 오늘 처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47)씨도 “아침에 안 그래도 안개가 많이 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며 안타까워했다.

사고에 서둘러 아파트 단지를 나서던 101동 주민 이모(47·여)씨도 “헬기가 102동과 부딪치는 모습을 창문으로 봤는데 너무 놀라서 말을 못하겠다”며 “어떻게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파크 아파트 경비 왕영일(65)씨도 “’꽈광’ 소리가 나서 자동차 접촉사고 크게 난 줄 알고 달려와 보니 헬기가 오지 않는 곳인데 헬기가 떨어져 있었다”며 “연기가 모락모락 나고 아파트 주민들도 놀라 뛰쳐나와 119 신고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신모(37·여)씨는 “아침에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데 뭔가가 건물에 크게 부딪치는 소리가 나 놀라서 뛰쳐나왔다”며 “근처 아파트에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강남구 소재 오크우드 호텔을 주민들이 생활할 임시 거처로 확보했다. 구청은 관계기관과 함께 헬기와 충돌한 아파트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할 계획이다.

사고 현장으로 취재진이 계속 몰려들면서 진입을 막으려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일본 니폰TV 등 해외 취재진도 사고현장을 찾았다.

김정석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사고 현장에 도착해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시신을 건대 병원으로 옮긴데 이어 현재 추락한 헬기를 수습중이다. 관계자 외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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