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우리 세대 위대한 자산…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줘야”

“산은 우리 세대 위대한 자산…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줘야”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입력 2019-12-29 21:22
수정 2019-12-30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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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수 산림청 주무관 100대 명산 완등…어게인 산행 통해 산행 기록 SNS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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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을 완등한 후 어게인 산행에 나선 나성수씨가 2015년 11월 28일 24번째로 등반한 경기 포천의 운악산(동봉)에 이어 올해 2월 16일 서봉에 올랐다. 나성수씨 제공
한국의 100대 명산을 완등한 후 어게인 산행에 나선 나성수씨가 2015년 11월 28일 24번째로 등반한 경기 포천의 운악산(동봉)에 이어 올해 2월 16일 서봉에 올랐다.
나성수씨 제공
“똑같은 산은 없습니다.”

일반인으로 드물게 국내 100대 명산을 완등한 산림청 민북지역국유림관리소 나성수(53) 주무관은 우리 세대는 위대한 ‘자산’인 산을 후손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산림 관련 공무원이니까 여러 산을 다녀봤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주무관은 국립공원을 빼고는 산을 거의 찾지 않았다. 산림 공무원으로 일한 지 30년이 되는 50세, 지천명(知天命)을 앞두고서야 나태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후 목표를 정한 것이 100대 명산에 오르는 일이었다.

2015년 6월 13일 오대산 비로봉에서 시작한 산행은 3년 4개월 만인 2018년 10월 6일 강원 정선 민둥산 정상에서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산림청, 잡지 ‘한국의 산하’, 블랙야크 등 3곳에서 지정한 100대 명산 120곳에 그의 발길이 닿았다. 나 주무관에게 완등은 자랑이 아닌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했다는 자부심이다.

나 주무관은 “태백산 주목이 기후변화의 풍파 속에 고사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다”면서 “숲이 겉만 보면 울창해 잘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건강하지 못하다. 수종 갱신과 적극적인 숲 가꾸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을 오르는 과정이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낮은 산도 절대 얕보지 말라’, ‘시간을 정해 정복하려 하지 말라’는 교훈을 얻었다. 준비 없이 산에 오르지 않고, 급해도 걸음은 시간당 2㎞에 맞춘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터득한 지혜다.

100대 명산 완등이라는 목표를 이룬 그는 이제 100대 명산을 하나씩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보다 여유가 생기면서 새 일도 생겼다. 산행 기록을 페이스북에 요약해 올리고 있다. 처음 산행에 나서면서 아쉬웠던 정보를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단다. 산행 코스와 정상 높이, 산행 거리와 시간, 난이도 등을 비롯해 입장·주차요금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2019-12-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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