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사에도 웃을 수 없는 한상균 “고통받는 노동자 너무 많아”

[단독]특사에도 웃을 수 없는 한상균 “고통받는 노동자 너무 많아”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9-12-30 13:49
수정 2019-12-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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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 주도 혐의로
징역 3년 선고받은 한 전 위원장 복권
법무부 “노동 존중받는 사회 실현 위해”
한상균 ”사면으로 노정관계 회복 안돼”
특별사면 받은 한상균
특별사면 받은 한상균 한상균(오른쪽 두 번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월 3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았다. 2019.1.31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복직을 앞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무기한 휴직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쌍용차지부장 출신인 한 전 위원장만 홀로 축포를 터트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혹한 속에서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 사면에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사면 하나로 노정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이미 형을 집행한 한 전 위원장에 대해 31일자로 복권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의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삼성 해고노동자의 강남역 고공농성 등 더 아프고 힘든 노동자들이 많다”면서 “이들에 대한 손길이 촛불정부답지 않게 미약하다”고 꼬집었다. 적폐청산과 개혁이 지연되는 상황이 일개 노동자의 사면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 전 위원장은 이번 사면을 “제 삶의 모든 것을 걸고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노동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가겠다는 마음을 다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노총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과 관련해, 한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정부와 대화를 피하고 있지 않다”면서 “노정관계가 정상화되려면 문 대통령이 약속했던 노동 관련 공약 사항들이 후퇴하지 않고 원상회복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 대처를 잘 했는지 노정 대화를 하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과연 정부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국민들 앞에서 대통령과 민주노총 위원장이 시원하게 논쟁을 하는 것이야말로 노정대화”라고 말했다.

쌍용차 해법과 관련해서는 “국민적 합의사항까지 헌신짝같이 버려진 상황”이라면서 “사용자들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정부의 입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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