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육 먹고 싶다” 주시애틀 부영사, 공관 직원들에게 엽기 망언

“인육 먹고 싶다” 주시애틀 부영사, 공관 직원들에게 엽기 망언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0-10-21 00:40
수정 2020-10-2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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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본인 할머니 덕에 조선인 먹고 살아”
비위행위 16건 접수에도 외교부는 경고만
작년 상반기 모범공무원 추천 알려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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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출에 대해 발언하는 이태규 의원
자료제출에 대해 발언하는 이태규 의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제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0.10.7 연합뉴스
미국 주시애틀 총영사관의 부영사가 공관 직원들에게 폭언과 막말을 했음에도 외교부는 경고 조치만 내려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외교부 내부 관계자로부터 받은 제보에 따르면 주시애틀 총영사관의 A 부영사는 지난해 부임 이후 공관 소속 행정직원에게 욕설은 물론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라고 협박했다. 그는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 보려고 한다”,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행정직원에 대해 기분 나쁜 신체 접촉도 수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행정직원들은 지난해 10월 A 부영사의 비위행위 16건을 공관 간부에게 신고했고, 외교부는 현지 감사와 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A 부영사가 폭언과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를 내렸다.

외교부가 현지 감사 당시 다른 직원에게 참고인 질의를 실시하지 않았고 설문조사에서 폭언과 부적절한 발언을 확인했음에도 경미한 징계에 그친 것은 부실 감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A 부영사는 같은 직위를 유지한 반면, 피해 직원은 퇴직을 강요받는 등 2차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A 부영사는 지난해 상반기 모범 공무원 추천 후보자 명단에까지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외 공관의 예산 낭비를 막았다는 게 추천 이유였다.

외교부는 “추천 명단에 오른 것은 제보가 들어오기 전이었으며, (제보가 들어오기 전에) 포상에서 제외됐다”고 해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20-10-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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