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세포 사멸 막는 신물질 개발…치매 치료에 돌파구

뇌세포 사멸 막는 신물질 개발…치매 치료에 돌파구

입력 2013-10-10 00:00
수정 2013-10-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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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세포의 사멸을 막는 신물질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뇌질환 치료에 돌파구가 열렸다고 BBC뉴스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 등 영국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이 신물질로 인간의 신경퇴행성질환 연구에 최상의 동물모델로 사용되는 프리온 질환 모델 쥐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매체들은 전했다.

영국 레스터 대학 의학연구소(MRC) 독성학연구팀에 의해 진행된 이 실험에서 심한 기억력 손상과 운동장애가 발생한 프리온 질환 모델 쥐에 이 신물질을 투여한 결과 뇌세포가 죽는 신경퇴행성 변화의 진행이 중단되면서 기억력과 정상적인 행동이 회복됐다고 연구팀을 이끈 죠반나 말루치 박사는 밝혔다.

신경퇴행성질환은 뇌세포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필수 단백질의 생산이 차단되고 이로 인해 뇌세포의 보호메커니즘이 작동되지 못하고 뇌세포는 결국 사멸하게 되는데 이 신물질은 이 잘못된 신호를 차단한다고 말루치 박사는 설명했다.

비정상 단백질인 프리온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광우병,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치매 등 인간의 신경퇴행성질환과는 다르지만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방식은 유사하기 때문에 이 신물질의 작용기전이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인간의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의 경우 “잘못 접힌 단백질’(misfolded protein)이나 독성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에 의해 뇌세포의 필수단백질 생산이 차단된다.

이 비정상 단백질이 증가하면 뇌세포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이 지나치게 활성되면서 뇌세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생산이 중단되며 이 때문에 뇌세포는 결국 죽고 치매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 말루치 박사의 설명이다.

이 신물질은 이 뇌세포 보호 메커니즘을 활성화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PERK 효소를 억제한다는 사실이 프리온 질환 모델 쥐 실험에서 확인됐다고 그는 밝혔다.

이 신물질은 쥐실험에서 체중감소, 당뇨병 같은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신물질의 개발이 실제로 치매 치료에 사용되기까지는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치매 치료제 개발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로저 모리스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대상이 쥐고 사람이 아니며 치료한 것은 치매가 아니고 프리온 질환이기는 하지만 뇌세포가 죽는 메커니즘은 두 질환 모두 유사하기 때문에 쥐실험 결과가 치매의 진행을 차단하는 방법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랭커스터 대학 신경과학과의 데이비스 올솝 박사는 “매우 극적이고 고무적인 결과”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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