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비수술 척추치료 매력과 맹신 사이

[굿모닝 닥터] 비수술 척추치료 매력과 맹신 사이

입력 2013-11-04 00:00
수정 201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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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버스나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고 문구가 있다. ‘척추질환은 비수술 치료로 간단히’, ‘주사로 디스크병을 치료한다’ 등의 문구다. 최근 비수술 치료를 선호하는 환자가 늘면서 필자도 이미 다른 병원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수술 치료를 받다가 온 환자를 어렵지 않게 만나곤 한다.

사실 이런 흐름은 척추수술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 빚어낸 단면이기도 하다. 척추수술을 전공하고, 척추 건강을 위해 애써 온 필자로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그간 척추수술의 결과가 일반의 기대치에 못 미쳤음을 보여 주는 현상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전신마취와 피부절개를 거쳐야 하는 수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부작용 부담 없이 간단한 시술이나 약제로 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무분별한 수술이 문제이듯 비수술 치료에 대한 맹신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개의 비수술 요법은 비교적 가벼운 디스크 질환이나 초기 증상에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병증이 진행됐거나 신경학적 결손을 동반한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비수술 치료는 간단한 만큼 효과에 한계가 있어 믿을 수 있는 전문의를 찾아 치료의 한계를 분명히 듣고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비수술’에 현혹돼 효과도 없는 치료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가 하면 더 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때의 심리적 부담과 자책 등이 병에 대한 바른 판단을 방해하는 것도 문제다. 비수술 치료도 잘 적용하면 좋은 치료가 될 수 있지만 잘못 선택하면 2중, 3중의 고통을 받게 된다.

치료 방법의 선택은 결국 환자의 몫이다. 바람직하기로는 전문가 3명 정도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치료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 수술이냐, 비수술이냐보다 병의 종류와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용 서울 우리들병원장

2013-11-0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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