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궁금증 풀어드려요] 귀지는 왜 생기고 동서양 인종별 차이가 있을까

[우리 몸 궁금증 풀어드려요] 귀지는 왜 생기고 동서양 인종별 차이가 있을까

입력 2014-09-29 00:00
수정 2014-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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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곱슬머리, 쌍꺼풀, 보조개, 머리와 눈 색깔의 공통점은 ‘유전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귀에 끼는 일종의 ‘때’와 같은 귀지마저 유전의 법칙을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의 귀지는 대체로 황갈색이거나 회색빛에 가깝고 건조하다. 그러나 서양인의 귀지는 짙은 갈색이 많고 습하며 끈적거린다. 이는 유전적 차이 때문인데 건조한 귀지가 열성이고 젖은 귀지가 우성에 해당한다고 한다.

인종마다 귀지는 다르지만 귀를 외부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에는 차이가 없다. 귀지는 지방 함유량이 매우 높아 물기가 귀에 스며들지 못하게 하고 먼지 등 이물질이 귓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또 항균 작용을 하는 ‘라이소자임’이란 특별한 물질이 들어 있어 세균이 잘 자라지 못하게 한다. 미관상 좋지는 않지만 귀에 없어선 안 될 유용한 물질이다.

귀지는 땀샘이 변화한 이구선(귀지선)에서 만들어진다. 이구선이 지방성의 황갈색 액체를 분비하고 여기에 떨어져 나간 상피세포와 피지가 더해져 귀지가 생성된다. 한쪽 귀에는 약 1000~2000개의 이구선이 있다. 하루에 만들어지는 귀지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비듬이 심하고 피부각화증 또는 아토피가 있거나 먼지가 많은 곳에서 근무하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신생아는 물론 엄마 배 속의 아기도 태생 9주가 되면 외배엽 세포가 증식하기 때문에 이후부터 귀지가 생성될 수 있다.

귀지는 억지로 파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귀를 깨끗이 청소한다며 면봉이나 귀이개로 무리하게 파내면 만성 자극으로 외이도가 좁아지고 좁아진 입구를 귀지가 막아 난청이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귀지를 파내다 상처가 생기면 외이도염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귀지는 건조해야 잘 배출되기 때문에 귀에 들어간 물기는 바로 털고 수건으로 가볍게 닦아 제거하는 게 좋다. 신생아는 외이도가 무척 좁은 데다 귀지가 젖으면 자연 배출이 안 될 수 있어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신승호 전문의는 “신생아의 귀에 면봉을 넣으면 귀지가 더 안쪽으로 들어가거나 상처가 날 수 있고 귀지 제거를 위해 이용액(귀에 넣는 물약)을 임의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며 “자연 배출이 안 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빼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귀지와 달리 코의 점막에 생기는 딱지는 공기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제거하는 게 좋다. 다만 이 경우에도 코 점막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4-09-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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