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경기 중 쓰러진 역도 원정식
22일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 남자 69kg급 경기에서 한국의 원정식이 용상 2차 시기에서 183kg을 시도하다 쓰러져 괴로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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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메달을 따내 아내에게 당당한 남편이 되고 싶다”는 원정식의 소망은 그렇게 무너졌다.
원정식은 2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69㎏급에서 인상 143㎏·용상 170㎏·합계 313㎏로 6위에 그쳤다.
부상으로 3차시기를 채우지 못해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인상에서 143㎏으로 다소 부진했던 원정식은 용상 1차시기에서 170㎏을 들어 올리며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 경쟁을 펼치는 린칭펑(중국), 김명혁(북한)을 제외한 선수들이 용상을 모두 마쳤을 때 원정식은 2차시기를 183㎏로 끌어올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3위 모하메드 카드훔(이라크)의 합계는 325㎏이었다. 원정식이 용상 183㎏를 들어 올리면 합계가 326㎏이 돼 동메달을 확정할 수 있었다.
심호흡을 하고 플랫폼에 선 원정식은 바벨을 어깨까지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왼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고, 바벨을 놓쳤다.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들것에 실려 무대 밖으로 사라졌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원정식은 3차시기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장 바로 밖에서 딸 라임(2)이와 함께 차에서 가슴 졸이며 경기 결과를 기다리던 아내 윤진희(28)도 병원으로 향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원정식은 “아내가 보는 앞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었다”고 목표를 밝혔다.
원정식의 아내 윤진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53㎏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둘은 2012년 화촉을 밝혔고 이후 원정식은 유망주 껍질을 깼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합계 310㎏을 들었던 그는 아내의 응원 속에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322㎏으로 기록을 늘렸다.
2013년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에서는 인상 144㎏·용상 180㎏, 합계 324㎏을 기록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원정식이 성인 무대에 진입하고 나서 얻은 첫 국제대회 메달이었다.
원정식은 “북한에서 애국가를 듣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감격해하면서도 “아내가 보는 앞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더 기분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도 털어놨다.
당시 경기는 평양에서 열려 윤진희는 남편이 시상대에 선 모습을 보지 못했다. 대신 원정식이 귀국하던 날 인천 공항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원정식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시상대에서 아내를 바라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상식에서 함께 기뻐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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