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사이좋은 ‘볼링 모녀’…오늘은 ‘심판과 선수’

<아시안게임> 사이좋은 ‘볼링 모녀’…오늘은 ‘심판과 선수’

입력 2014-09-26 00:00
수정 2014-09-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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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이영승과 윤희경 전남조리과학고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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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볼링 대표 이영승 모녀
<아시안게임> 볼링 대표 이영승 모녀 볼링 국가대표 이영승(한국체대·오른쪽)이 26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2인조 경기를 마치고 어머니인 윤희경 전남조리과학고 코치와 미소 짓고 있다. 윤 코치는 이번 아시안게임 볼링 종목에 심판으로 참가했다.
연합뉴스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게 처음이라 긴장한 것 같네요. 멘탈이 강점인 아이인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볼링 여자 2인조 경기가 열린 26일 경기도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만난 윤희경(46) 전남조리과학고 코치는 한국 대표팀의 막내 이영승(18·한국체대)에 대해 묻자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 여자볼링의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는 이영승은 윤 코치와 이성민(47) 곡성중학교 코치의 딸이자 제자다.

이번 대회 심판으로 경기 중 기계 작동 등 진행이 원활한지 지켜보며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윤 코치는 여자 2인조 오전 3게임에서 이영승이 경기하는 레인 바로 뒤의 심판석에 앉았다.

이영승은 경기를 마치고서 “엄마가 뒤에서 보고 있으니 마음은 편했다”며 웃었다.

그가 볼링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건 운명과도 같았다.

아버지인 이성민 코치는 첫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무조건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이름도 비칠 영(映), 오를 승(昇). 운동선수에게 딱 어울릴 법한 이름을 붙였다.

꼭 볼링 선수가 되길 바란 건 아니었지만, 딸은 자연스레 볼링을 택했다.

이영승은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 아니라 볼링이 아닌 다른 운동은 못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의 남동생인 이원석(17)도 전남조리과학고에서 볼링을 치고 있다.

윤 코치는 “아들은 운동을 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가족이 다 볼링장에 다니니 공부할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더라”면서 “중학교 2학년이 지나면 너무 늦을 거라고 생각해 진로에 대해 상의했고, 결국 딸과 아들이 모두 선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볼링 후배이자 제자인 자녀들에게 아버지는 ‘피지컬 코치’, 어머니는 ‘멘탈 코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가족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이영승은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고 대학생이 된 올해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

윤 코치는 “영승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잠시 슬럼프를 겪다가 3학년 때부터 다시 자리를 잡더라”면서 “국가대표 처음 됐을 때 무척 기뻤다. 생각보다 더 잘해주고 있다”며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영승은 “가족이 모이면 거의 볼링 얘기만 하고 부모님이 잔소리도 많이 하시지만 결국은 도움이 된다”면서 “아시안게임 전에는 ‘처음 해도 다 똑같으니 긴장하지 마라’고 조언해주셨다”고 귀띔했다.

심판을 보지 않을 때는 이영승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의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윤 코치는 딸이 “메달을 따는 것보다도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즐겁게 치면서 발전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하지만 “오늘까지는 레인을 파악하고 컨디션을 조절했으니 3, 5인조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특히 5인조에서는 기대하고 있다”며 기대감도 슬쩍 내비쳤다.

이날 2인조 경기에 정다운(창원시청)과 조를 이뤄 초반 고전하던 이영승은 마지막 6게임에서 24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이영승은 “첫 경기인 개인전 때는 정말 떨렸는데 이제 괜찮아졌다”면서 “3, 5인조 경기에서는 더 잘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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