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화끈한 축포 쏘고 브라질 가자
“불안 요소를 걷어내고 멋지게 마무리하겠다. 내일은 활짝 웃겠다.”최강희 감독(왼쪽)-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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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욕의 의미도 있다. 이란은 최종예선에서 한국에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팀. 역대 전적에서도 9승7무10패로 뒤져 있다. 지난해 10월 최종예선 테헤란 원정에서 0-1로 졌던 건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 있다. 이란은 당시 한국에 열악한 연습구장을 내주고, 가까운 거리를 돌아가게 하는 등 푸대접했다. 월드컵 예선을 비롯해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 승부처마다 한국과 격돌해 온 라이벌인 만큼 이번 기회에 콧대를 눌러 줄 필요가 있다.
빅매치를 앞두고 불붙은 입씨름은 이날도 계속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감독관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과도한 설전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이란 기자들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 이란 기자가 “FIFA는 축구를 ‘뷰티풀게임’이라고 하는데 왜 자꾸 이란을 공격하냐”고 물었고 최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는 당연하다. 이란 감독이 심한 얘기를 먼저 했고 난 그 부분에 코멘트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최 감독은 “심리적으로 쫓기면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란이 그런 것 같다”고도 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설욕, 복수 같은 건 축구로 보여 주겠다”면서도 “내일 경기가 끝나면 최 감독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싶다”고 했다. ‘에이스’ 자바드 네쿠남은 “난 나라를 위해선 피와 눈물은 물론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 다만 설전 대신 이젠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어와 영어, 페르시아어(이란말)의 이중 통역으로 말의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다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까지 겹쳐 양측의 오해는 극에 달해 있다.
최강희호는 16~17일 이틀 동안 이례적인 비공개 훈련으로 뾰족하게 창을 다듬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한 베테랑 김남일(인천)-곽태휘(알샤밥)도 참여해 후배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어제 훈련을 마치고 베스트11 윤곽이 결정됐다”면서 “3주간 훈련·실전을 통해 몸상태, 집중력, 팀 밸런스가 좋아졌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울산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6-18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