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징크스’ 털어낸 허정무호

‘유럽 징크스’ 털어낸 허정무호

입력 2010-06-12 00:00
수정 2010-06-1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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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가 지구촌 최대의 ‘축구 제전’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유럽의 높은 벽을 마침내 허물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거둔 성적은 통산 4승7무13패.이 가운데 4강 신화를 창조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3승(2무2패)을 사냥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토고를 상대로 2-1로 이긴 게 유일한 ‘원정 승리’였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얼굴을 내민 한국은 이후 유럽팀들에 발목을 잡혀 번번이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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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월드컵>승자의 환호      (포트엘리자베스=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2일 밤(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B조 첫경기 한국-그리스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 환호하고 있다.
<2010 월드컵>승자의 환호
(포트엘리자베스=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2일 밤(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B조 첫경기 한국-그리스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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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팀을 상대로 월드컵 원정에서 얻은 한국의 성적표는 4무8패일 정도로 참담하다.

 7회 연속을 포함해 8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매번 유럽 두 팀과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했다.

 ‘유럽 징크스’라는 악연의 꼬리표가 붙은 건 첫 본선 무대였던 1954년 스위스 대회.

 한국은 헝가리와 터키에 차례로 0-9,0-7로 대패해 세계 축구 변방의 설움을 겪었다.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2차전에서 불가리아에 1-1로 비겼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에 2-3으로 아깝게 져 2차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벨기에와 스페인에 각각 0-2와 1-3으로 져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본선 첫 경기에서 유럽의 ‘무적함대’ 스페인과 2-2로 무승부를 기록하고 2차전에서는 남미의 볼리비아와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의 희망을 가졌지만 ‘전차 군단’ 독일과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면서 땅을 쳤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1패 뒤 맞붙은 유럽의 강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하면서 중간에 차범근 감독이 경질돼 귀국하는 수모도 겪었다.

 안방에서 개최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차례로 꺾은 데 이어 16강,8강전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각각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 끝에 격파하면서 유럽과 악연을 끊는 듯했다.그러나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1승(토고) 1무(프랑스) 후 스위스에 0-2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첫 월드컵 원정 16강 꿈은 무산됐다.

 유럽의 높은 벽을 허물려는 목표를 정한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직전인 지난 3일 남아공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스페인을 평가전 상대로 정했다.유럽의 강팀과 경기로 확실한 예방주사를 맞겠다는 허정무 감독의 계산이었다.

 태극전사들은 중거리포 한 방을 얻어맞고 0-1로 졌지만 팽팽한 접전을 펼쳐 자신감을 충전했고 마침내 16강 진출의 첫 고비인 그리스와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이정수와 박지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기분 좋은 2-0 쾌승을 거둘 수 있었다.

 허정무호가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격파하고 드디어 월드컵 원정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첫 승전보를 전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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