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아르헨출신 감독들

잘나가는 아르헨출신 감독들

입력 2010-06-23 00:00
수정 2010-06-23 01:1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아르헨·파라과이·칠레 5승1무 불패행진

한동안 국내파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기적을 일으킨 뒤로는 ‘도그마’ 수준까지 이르렀었다. ‘축구전쟁’ 월드컵에 나설 대표팀 감독을 축구 선진국에서 ‘모셔 오는 일’은 우리만이 아니었다.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 못 시킨다면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축구종가’라는 잉글랜드는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내리 3개 대회 연속 스웨덴(스벤 예란 에릭손)과 이탈리아(파비오 카펠로) 출신에게 지휘봉을 넘겨줬다.

이미지 확대
남아공월드컵에는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나란히 3명씩 ‘국대’ 감독을 배출했다. 하지만 성적표는 딴판이다.

22일 현재 아르헨티나 출신들의 성적표는 ‘A+’.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과 마르셀로 비엘사 칠레 감독이 나란히 2승을 챙겼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파라과이 감독도 1승1무로 16강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세 명의 성적을 합치면 5승1무. 이번 대회에서 남미 팀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데는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이 단단히 한몫을 한 셈이다.

아르헨티나야 워낙 선수들의 역량이 빼어나다고 하지만 칠레와 파라과이의 상승세는 조금 의외다. 치밀한 전략과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는 재주를 인정받은 비엘사 감독과 마르티노 감독의 공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 비엘사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끌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따냈지만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광주 출신 선동열 감독이 고향 팬의 성원이 부담스러워 프로야구 KIA 감독을 맡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마르티노 감독은 A매치에 딱 두 번 출전한 무명 선수 출신으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다. 2부리그 감독에서 시작해 2007년 남미 ‘올해의 감독’으로 뽑힌 입지전적 인물이다.

반면 ‘전차군단’ 독일 출신들은 신통치 못하다. 요하힘 뢰프 독일 감독과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 오토마어 히츠펠트 스위스 감독 모두 1승1패씩이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독일은 16강을 걱정할 처지다. 출전국 가운데 가장 재미 없는 축구를 하는 스위스도 1차전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켰지만, 2차전에서 칠레에 0-1로 당했다. 역대 월드컵 최장시간 무실점인 559분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16강 티켓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0-06-23 7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