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잉글랜드에 설욕 바랐는데”

아르헨 “잉글랜드에 설욕 바랐는데”

입력 2010-06-28 00:00
수정 2010-06-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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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독일-잉글랜드 16강전에서 잉글랜드가 1-4로 대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하자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은 이날 멕시코와의 16강전 승리를 당연시하면서 8강전에서 ‘숙적’ 잉글랜드를 보기좋게 꺾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이 잉글랜드와의 대결을 기대한 것은 축구에 대한 자존심 대결 뿐 아니라 최근 들어 남대서양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1982년 4월 2일부터 6월 14일까지 70여일 간 전쟁을 벌였으며,승리한 영국이 포클랜드 섬을 점령했다.최근에는 영국 석유회사들이 포클랜드 섬 인근 해역에서 유전 탐사활동을 벌이면서 또다시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최근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영국을 ‘약탈자’에 비유하면서 포클랜드 문제를 유엔에서 제기해 주권 회복 차원에서 다룰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월드컵으로 눈을 돌리면,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선수로 뛰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꺾었으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패했다.아르헨티나로서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2002년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였던 셈이다.

 중부 코르도바 시에서 이날 경기를 관전한 축구팬 클라우디오 지아코멜리(56)는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만나 멋지게 이기는 장면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축구팬 에밀리아노 파카노프스키(30)도 “잉글랜드를 격파할 기회가 무산돼 버렸다”면서 “우리에게는 리오넬 메시가 있어서 8강전에서 만났다면 충분히 이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반응은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에게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 외에도 축구를 통해 국가적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이른바 ‘축구의 정치학’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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