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발 광구 3곳 지분 40% 확보..발견원시부존량 5억7천만배럴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 유전 개발에 처음으로 나선다.한국컨소시엄은 5일 아부다비에서 UAE 국영석유사인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와 미개발 유전 3곳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컨소시엄은 ADNOC가 소유한 육상광구 2곳 및 해상광구 1곳의 조광권 지분 40%를 보유하고 유전을 공동 운영하게 된다.
한국 측의 지분 비율은 석유공사 34%, GS에너지 6% 등 총 40%이지만 비상 시 3개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 전량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기간은 30년이다.
작년 3월 주요조건계약(HOT) 당시 우리 측 지분을 최대 100%로 할 수 있도록 협의했으나 개발 과정의 행정 규제 등을 감안하면 ADNOC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지분 비율을 6대 4로 결정했다고 지식경제부는 전했다.
또 계약서 상 ‘비상시’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비축유 국제 공조에 관한 국제에너지기구(IEA) 규정의 비상 상황 개념을 준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석유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계약이 체결된 3개 유전은 부존량이 이미 확인된 개발 시작 직전의 유전이다. 발견 원시부존량(상업성 및 회수가능성과 관계 없이 확인된 부존량)을 기준으로 약 5억7천만배럴(bbl)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석유공사와 GS에너지는 육상 광구 중 개발 접근성이 가장 쉬운 1구역부터 개발할 계획이다.
이르면 2014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생산 기간(20년 예상) 하루 최대 4만3천 배럴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컨소시엄은 기대한다.
총 투자비는 약 50억 달러(한국컨소시엄 20억 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통상 8-12%의 수익률이 확보되면 경제성이 있는 광구로 평가되지만 이 광구는 고품질의 원유와 안정적인 투자 여건으로 수익률이 14%대를 넘을 것으로 지경부는 내다봤다.
또 우리 측 지분 물량(1만7천 배럴) 감안 시 자주개발물량을 작년(46만5천 배럴) 대비 3.7% 늘리고 자주개발률을 0.5%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시 물량 100% 도입 규정을 감안하면 작년 자주개발물량의 9.2%를 확보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도 했다.
2개의 육상 광구는 아부다비 전체 면적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우리 측은 향후 주변 추가 탐사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지경부는 “2개 육상 광구 사이에는 매장량 30억 배럴 이상의 대형 유전이 존재해 유전 추가 발견이 기대된다”며 “특히 2구역은 셰일오일 개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세계 6위의 석유 매장국인 UAE가 1970년대 일본과의 계약 이후 유전을 외국에 개방한 첫 사례다.
조석 지경부 2차관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만 진출한 UAE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며 “현재 UAE와 진행 중인 10억 배럴 이상 생산 유전 우선 참여 협상이 속도를 내는 등 UAE 추가 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서명식에 참석한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번 계약은 2009년 원자력발전소 수주 이후 양국 간 성립된 ‘100년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성숙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에너지 협력을 통해 양국이 쌓아온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 분야를 전 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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