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 배상금’ 대폭 줄어드나

삼성 ‘특허 배상금’ 대폭 줄어드나

입력 2012-12-08 00:00
수정 2012-12-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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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판사 1심 최종심리서 “산정 실수”

6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 최종 심리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다음 달 발표될 최종 판결에 업계 및 소비자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평결을 뒤집거나 손해배상액을 크게 줄이는 등 역전을 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사안이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질문할 것이 많다.”면서 “이달에 모든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린 배심원단의 지난 8월 평결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최종 심리 과정에서 사안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 판사는 애플 측에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된 삼성의 손해배상액이 과도하지 않다는 사실을 납득시켜 보라.”고 명령했다. 이는 손해배상액이 과도하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을 싣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삼성 측은 배상금 10억 5000만 달러 가운데 9억 달러 정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은 거꾸로 삼성이 5억 3600만 달러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민사소송에서는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특허를 침해했을 경우 배심원 평결의 3배까지 배상금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고 판사가 손해배상액을 줄이려는 의도를 내비친 만큼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반대로 미국에서는 애플의 주장이 인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현재 양측은 막판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삼성이 10억 달러가 넘는 평결에도 불법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은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법정싸움을 정말 싫어한다.”면서도 “삼성전자와의 문제에 대해 소송전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의 소송인 만큼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 측은 “우리는 합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심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배상금 감액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실제 판결에서 판사가 배심원 평결을 뒤집는 평결불복판결(JNOV)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의 최근 행보가 사실상 2심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12-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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