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에도 아파트전세난 ‘잠잠’ 왜?

봄 이사철에도 아파트전세난 ‘잠잠’ 왜?

입력 2012-03-11 00:00
수정 2012-03-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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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전세가 감당 못해… 주거 하향이동화

봄 이사철을 앞두고 통과의례처럼 거쳐야 했던 아파트 전세난이 수그러들었다.

이는 임대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최근 수년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함에 따라 수요자들이 아파트와 다른 주거 형태로 내몰리면서 주거의 ‘하향이동화’ 현상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 아파트에서 전세를 사는 조모(32.여) 씨는 이사를 앞두고 오피스텔로 옮기거나 시부모와 한집에 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파트 전셋값을 감당하기 너무 벅차서다.

조 씨는 “같은 단지 안에서 이사하고 싶은데 1년만에 6천만원이 올라 감당이 안 되네요. 비슷한 크기(전용면적 85㎡)의 오피스텔은 2천만원만 더 보태면 계약할 수 있는데‥ 아예 시부모님 댁에 들어갈까도 고민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임대 수요자들이 아파트 ‘카드’를 아예 선택지에서 빼버리자 아파트 전세시장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겨 전세난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

부동산114는 이달 첫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시세가 0.01%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하락폭은 미미하지만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14주 연속으로 하락하다가 5주간의 보합세를 유지한 끝에 다시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이는 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전세가격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86~2012년 월별 평균 전세가 전월 대비 증감률을 살펴보면 봄 이사철을 앞둔 2월 상승폭이 2.6으로 연중 가장 높고 1월도 1.2로 상위권에 들었다.

반면 올해 1월 서울의 아파트전세가는 전월 대비 0.1% 떨어졌고 2월 들어서도 0.2% 오르는 데 그쳐 평균 상승폭을 한참 밑돌았다.

그러나 절대적인 전셋값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11년 6월 전세가격을 100으로 잡았을 때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지수는 1월 106.3, 2월 106.5를 각각 기록했다.

2년 전 1월(87.8), 2월(88.7)과 비교하면 폭등한 것이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S공인 관계자는 “2년 전 1억원 후반대였던 미아동부센트레빌(전용 80㎡) 전세가 2억3천만~2억4천만원까지 올랐다”면서 “전셋값이 워낙 세니까 아파트를 보러 온 신혼부부들이 빌라로 가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 총액이 2009년 3월 232조9천억원에서 현재 307조원으로 74조1천억원올랐다.

경기도(41조4천억원), 신도시(14조1천억원), 인천(4조1천억원) 등을 합한 수도권 전세가는 무려 133조7천억원 올랐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전세난이 사라진 게 아니라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이라면서 “수요는 여전하지만 아파트를 감당할 능력이 없어 비아파트 대체재를 찾는 주거의 하향이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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