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주 52시간 시대… ‘9 to 6’ 준법투쟁 현대해상 왜

[경제 블로그] 주 52시간 시대… ‘9 to 6’ 준법투쟁 현대해상 왜

최선을 기자
입력 2019-01-15 17:42
수정 2019-01-1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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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노동조합의 파업이 관심을 끈 가운데 최근 현대해상 직원들도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전 9시 정시 출근, 오후 6시 정시 퇴근을 한다고 합니다. 주 52시간 근무 시대에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들이 굳이 투쟁이라고 내건 까닭은 무엇일까요.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노조는 지난해 말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최종 결렬된 뒤 이날까지 44일째 서울 종로구 본사 1층 로비에서 천막 농성 중입니다. 현대해상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지만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제도 변경입니다.

노조는 천막 농성과 별도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9 to 6’ 준법 투쟁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엔 매주 수요일에만 적용하다 이달부터는 매일 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또 근무시간 외 회의, 교육, 행사 등에는 참여하지 말고 부당 노동 행위가 발생하면 신고하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현대해상 총 직원은 3300여명이고 이중 조합원은 2900여명입니다.

노조는 그동안 직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PC오프제가 있긴 하지만 ‘PC 온’ 시스템이 없어 컴퓨터가 켜지는 시간은 제한이 없다고 하네요. 한 직원은 “보통 오전 7시 전후 출근했는데 입사 이후 요즘 가장 근무시간이 짧은 것 같다”면서 “일부 부서장들은 정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면박을 주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보험사들도 오는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켜야 합니다. 현대해상 측은 대비가 다 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시대에 “상사보다 일찍 자리에 착석해 근무 준비를 하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문화는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대해상 노조 관계자는 “최근 국민은행 파업을 보고 직원들이 우리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술렁이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점점 힘들어지는 환경과 시대착오적 제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9-01-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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