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10~20% 日 제품
반도체 제조용 장비·자일렌·철 수입 많아수입선 다변화·국산 소재 개발 서둘러야
‘일본의 무역 보복’ 사태로 인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는 물론이고 자동차 참단 부품·카메라 등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도 경각심이 높아졌다. 한일 대립이 격화하면서 다른 산업에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무역 보복’의 대상인 3개 원자재(에칭가스·플루오린 폴리이미드·리지스트) 이외에도 일본의 장비와 부품 의존도가 높은 분야는 곳곳에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자나침반이나 터치스크린 등의 원천 기술은 일본이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무선신호를 주고 받는 핵심 부품인 듀플렉서나 파워앰프 등도 일본이 70% 이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국산화율이 90%대까지 올라왔지만 나머지 10% 에 해당하는 전기 모터, 차량용 반도체 등은 일본의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와 LG의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에서 국내 업체가 대체할 수 없는 일본 재료의 비중도 10~20%에 이른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본 수입품 상위 품목에는 금액 기준으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52억 4200만 달러), 프로세스와 컨트롤러(19억 2200만 달러) 등이 있다. 일본 의존율이 높은 품목에는 자일렌(10억 8500만 달러), 철 및 비합금강열연강판(12억 6200만 달러) 등이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일본의 무역 보복으로 타격을 입은 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지만 자동차 산업도 일본의 의존도가 상당하다. 자율주행차의 센서 부문은 100% 외국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의 전해질막도 수입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차량 분야 미래 먹거리 부분에서 일본의 의존도가 꽤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센서 부분은 국내 제품도 있기 하지만 일본 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소니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기업에 비해 품질에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근본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질적인 대일 무역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소재 분야에서도 자급률을 높이고 국내산 소재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직접 개발보다는 소재 강국인 일본의 제품을 쓰는 게 불량률이 더 낮기 때문에 의존도가 높은 것인데, 앞으로는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든 소재를 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가능한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7-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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