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경기부진·日 수출규제 원인”…제조업, 비제조업보다 더 비관적 전망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한국경제연구원이 29일 매출액 기준으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진행한 결과 8월 전망치는 80.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76.1을 기록했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6월(95.2)부터 15개월 연속 ‘100’을 밑돌며 경기 전망이 부정적 기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활동의 실적과 경기 동향 등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예측을 종합해 지수화한 BSI 전망치가 기준선(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기업들은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 감축 우려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제조업(74.7) 전망이 비제조업(89.1)보다 훨씬 더 부정적이었다. 중화학공업은 71.9로 2009년 2월(61.0) 이후 가장 낮았다.
7월 종합 경기 실적 지수는 84.6으로 51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망치는 92.3으로 나왔으나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악재가 발생하면서 경기 전망과 실적의 차이가 7.7로 벌어졌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2분기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기업경기전망지수도 크게 하락하면서 하반기 경기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위기 대응과 함께 민간 투자 활성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23일 이뤄졌으며, 조사 대상 기업 중 416개사가 응답해 회수율은 69.3%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7-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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