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인질참극으로 충격에 휩싸인 홍콩

필리핀 인질참극으로 충격에 휩싸인 홍콩

입력 2010-08-24 00:00
수정 2010-08-2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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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 엉터리 치안.엉성한 작전에 분노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한 전직 경찰관이 벌인 인질극으로 8명의 홍콩 관광객이 숨지자 홍콩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문회보(文匯報),명보(明報) 등 현지 주요 신문들은 24일 필리핀 인질참극을 일제히 1면 톱 기사로 보도하면서 희생자들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23일 밤 TV 방송을 통해 인질극 장면을 지켜본 홍콩 시민들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홍콩 시민들은 수도 한복판에서 인질범이 M16 소총으로 무장한 채 외국 관광객이 탄 버스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일 정도로 필리핀의 치안상태가 엉망인데 대해 개탄했다.

 홍콩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필리핀 치안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면서 ”필리핀의 수도 한 가운데서 이 같은 참극이 벌어졌는데 지방의 치안상태는 더 엉망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콩 정부와 언론,시민들은 필리핀 경찰 당국이 어설픈 인질 구출작전을 펼치다 희생자가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명보는 ‘필리핀 경찰의 무능함이 훙타이여행사의 관광객 8명을 숨지게 했다’(菲警無能 康泰團8死)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질들에 대한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범인 제압작전을 펼치다 다수의 희생자를 냈다며 필리핀 경찰의 무능함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도 23일 밤 11시께 긴급기자 회견을 통해 ”인질사건이 다뤄진 방식과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필리핀 정부의 인질사건 처리방식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창 행정장관은 이번 인질사건과 관련해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면서 필리핀 정부 당국에 이번 사건의 전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의 홍콩과 마카오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은 창 행정장관에게 전문을 보내 홍콩시민들이 다수 희생된데 대해 위로의 뜻을 밝혔다.

 시 부주석은 중국 외교부는 물론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중련판.中聯瓣) 등에 이번 인질참극 수습을 위해 최대한 협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부장도 알베르토 로물로 필리핀 외무장관에게 전문을 보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고 홍콩 신문들은 전했다.

 앞서 23일 마닐라에서 M-16 소총으로 무장한 필리핀의 전직 경찰관이 관광버스에 탄 홍콩인 관광객 22명과 필리핀인 3명을 붙잡고 12시간 가량 인질극을 벌이다 진압되는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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