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해진 반기문, 무바라크 퇴진에 숨은 공신?

대담해진 반기문, 무바라크 퇴진에 숨은 공신?

입력 2011-02-12 00:00
수정 2011-02-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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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퇴진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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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 사태가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이달 초 반 총장은 유럽을 방문 중이었다.

 그는 다보스와 영국 등지의 기자회견에서 ‘평화적인 과정을 통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변화는 당장 시작돼야 한다.시위대는 지난 수십년 동안 결핍돼온 변화에 대한 이집트 국민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실상 시위대의 편에 서서 조속한 정권 교체를 촉구했다.

 유럽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 8일에도 유엔 총회 보고와 기자회견을 통해 이집트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이집트 지도부의 결단을 잇따라 촉구했다.

 평소 ‘조용한 외교’를 강조했던 반 총장의 모습과는 상당한 거리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반 총장이 중국이나 미얀마 등 인권 탄압 국가들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던 인권단체 휴먼라이츠도 반 총장이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11일 ”누구도 이집트 정국의 향방을 알 수 없던 시점에 반 총장이 이집트 국민들의 열망을 강조하면서 반 무바라크 시위대의 정당성을 계속 언급한 것은 무바라크 사퇴에 대한 국제 여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무바라크 퇴진 직후 성명과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순간“이라고 환영하면서 ”평화롭고 용감하면서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적법한 권리를 행사해온 이집트 국민을 치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무바라크 퇴진후 군부가 정권을 잡은 데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성명에서 ”이집트 국민의 적법한 열망에 부응하는 투명하고 질서 있는 평화적 정권 이양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

 실제로 유엔 관계자는 ”무바라크라는 독재자가 사라진 곳을 군부가 메우면서 또 다른 군사독재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군은 그동안 무바라크의 가장 충성스런 조직이었고 그들의 통치 방식이 무바라크의 그것과 다를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향후 반 총장의 이집트 정정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민정 복귀를 위한 조기 선거 실시에 모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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