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작은 도시 전체가 ‘로또 맞았다’…1등 1600장, 총 8000억원 당첨

스페인 작은 도시 전체가 ‘로또 맞았다’…1등 1600장, 총 8000억원 당첨

입력 2015-12-23 15:17
수정 2015-12-2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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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작은 해안도시에 사는 주민들이 세계 최대 규모인 2조원대 당첨금으로 유명한 성탄복권 ‘엘 고르도’(El Gordo)의 1등에 당첨됐다.

인근 고등학교에서 주민들에게 되판 복권 수백 장이 모두 1등에 당첨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 주 로케타스 데 마르 시의 한 복권판매소에서 올해 엘 고르도의 1등 번호인 ‘79140’에 당첨된 복권이 무려 1600여장이나 나왔다.

총상금 22억 유로(약 2조 8000억원) 규모의 엘 고르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당첨자를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1등에게는 각각 40만 유로(약 5억 1000만원)를 준다.

1등 복권 중 절반가량은 옆 동네인 라우하르 데 안다락스 지역의 한 고교가 이탈리아 수학여행 자금을 마련하려고 대량 구입했다가 주민들에게 되판 것으로 나타나 스페인 전역이 떠들썩하다.

모두 합쳐 8000억원의 당첨금 폭탄을 맞은 주민들은 기념 티셔츠까지 만들어 입고 축배를 들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온 여행객 일부도 1등의 행운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브리엘 아마트 시장은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축하할 일”이라고 지역신문에 밝혔다. 인구 9만 1000명인 로케타스 데 마르의 실업률은 31%로 스페인 평균 실업률 21%를 훨씬 넘는다.

대거 1등을 당첨시킨 복권판매소 주인은 정작 복권을 구입하지 않았다. 복권판매소 주인은 “복권이 정말 널리 잘 퍼졌다. 특히 노동자들에게 많이 돌아갔다”면서 함께 기뻐했다.

우리말로 ‘뚱보’라는 의미를 지닌 엘 고르도 복권의 역사는 1763년부터 시작됐다. 당첨금을 소수에게 몰아주는 여타 복권들과는 달리 많은 구매자들에게 분배해 스페인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년 12월 말이면 교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나무로 된 동그란 공을 뽑아 당첨자를 가리는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돼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복권판매소에서 원하는 번호를 직접 고를 수는 없어, 특정 번호의 복권을 구매하려면 인터넷을 통해 그 번호를 파는 판매소를 찾아야 한다. 최근 스페인의 경기불황으로 많은 복권 당첨자들은 집 장만을 하거나 새 차를 뽑는 대신 빚 청산에 당첨금을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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