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HCR·IOM 집계…난민 브로커들이 1조원 이상 챙겨“안전하고 합법적 이주 이뤄져야…난민들도 유럽사회 기여”
유엔 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22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두 기관에 따르면 21일 현재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모두 100만5천504명으로 이중 절대다수인 97만1천289명이 해상 경로로, 나머지 3만4천215명이 육로로 각각 유럽에 도착했다.
윌리엄 레시 스윙 IOM 사무총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난민 규모는 작년의 3∼4배”라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터키에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에 온 난민이 81만6천752명(육로 포함 82만1천8명)으로 가장 많았다.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온 난민은 지난해 17만명에서 올해 15만317명으로 다소 줄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외에 불가리아(2만9천959명), 스페인(3천845명), 키프로스(269명), 몰타(106명)를 통해 난민들이 유럽의 문을 두드렸다.
이밖에 IOM이나 각국 집계에서 빠진 난민들의 수를 더하면 실제로 올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100만명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스윙 사무총장은 AP통신에 전했다.
대다수 난민이 위험천만한 해상 경로를 선택하다 보니 이동 중 숨지거나 실종된 난민도 3천692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2천889명이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가다 사고로 숨졌고, 706명은 터키에서 그리스로 항해하던 중 익사했다.
추운 겨울 날씨로 유럽행 난민 숫자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지난 21일 하루에만 4천100여 명이 그리스에 도착하는 등 여전히 끊이지는 않고 있다.
올해 유럽에 온 난민의 절반가량인 50만 명은 최악의 내전 사태를 피해 도망 나온 시리아인이며 아프가니스탄 출신이 20%, 이라크 출신이 7%로 각각 집계됐다.
난민이 급증한 원인으로는 시리아 사태뿐 아니라 에볼라 유행, 서아프리카 극단주의 무장조직 보코하람, 네팔 대지진, 리비아 내전, 남수단 유혈사태, 아프가니스탄 내전 등이 꼽혔다.
스윙 사무총장은 “난민 스스로와 이들을 수용하는 국가 모두를 위해 합법적이고 안전한 이주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난민 밀입국 알선조직이 올해만 최소 10억 달러(약 1조억원)를 벌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IOM에 따르면 난민 밀입국 알선조직이 유럽에서 벌어들인 돈은 지난 2000년 이후 총 100억 달러(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HCR 최고대표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 반난민 감정이 고조되고 있지만, 난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지역에서 인명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관용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유럽적 가치를 존중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UNHCR은 난민들이 처음 도착하는 곳의 수용 능력을 늘리고, 효율적인 난민 등록 및 검사 절차도 중요하지만, 난민들이 비자를 받아 안전하게 이주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는 정상적 형태의 이주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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