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피자 화덕 탓?…이탈리아서 화덕 피자 금지 논란

대기오염이 피자 화덕 탓?…이탈리아서 화덕 피자 금지 논란

입력 2015-12-23 16:54
수정 2015-12-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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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의 본고장 이탈리아의 한 도시가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피자를 굽는 화덕 사용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산 비탈리아노시(市)는 피자집과 빵집 등에서 특수 공기 정화용 필터를 설치하지 않은 채 화덕에서 피자를 구울 경우 최대 1천32유로(한화 132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나폴리에서 남쪽으로 24㎞ 정도 떨어진 산 비탈리아노시는 인구 6천명에 불과한 소도시지만, 나폴리에 뒤지지 않는 정통 화덕 피자로 유명한 지역이다.

산 비탈리아노시가 이처럼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이 지역의 대기오염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신문 일마티노는 산 비탈리아노시의 대기오염 정도가 이탈리아 내에서 가장 심각하며, 스모그로 악명을 떨치는 베이징보다 오염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환경단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이 도시 주민들이 오염된 공기 속에서 생활한 기간은 모두 114일로 밀라노(86일)나 나폴리(59일)를 훌쩍 뛰어넘는다.

시민들은 이같은 규제 방침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피자가게 운영자들과 일부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일 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폴리에는 산 비탈리아노시보다 피자집이 많은데도 대기오염 정도가 더 낮다”며 “피자집이 대기오염의 원인일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피자 관련 잡지사에서 일하는 파트리지오 카레르는 “피자집 냄새나 연기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시 차원에서 도시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문제를 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산 비탈리아노시는 이 같은 규제를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지만 오염물질의 80%를 걸러주는 특수 필터를 설치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금지조치를 다시 도입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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