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힐러리에 “조심하라” 경고장…‘성차별’ 공세에 역공

트럼프, 힐러리에 “조심하라” 경고장…‘성차별’ 공세에 역공

입력 2015-12-25 10:39
수정 2015-12-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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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성추문 끄집어내…“남편과 문제 있으면서 희생자 행세 말라”

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조심하라”고 ‘경고장’을 던졌다.

클린턴 후보가 TV토론 도중 화장실을 이용한 것을 “역겹다”고 말하고 ‘슐롱’(schlong·남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이디시어)이라는 비속어를 구사한 것을 클린턴 후보 측이 ‘성차별’ 발언으로 규정하고 이를 쟁점화하려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트럼프 후보는 24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힐러리, 당신이 ‘성차별 애호가’에 대해 불평했는데,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이냐. 나는 여성들에게 위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 영어 대문자로 “조심하라(Be Careful!)”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나의 발언을) 여성과의 전쟁이나 여성을 비하하고 있다는 식의 카드로 이용하려고 한다면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유세 때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클린턴이 이길 판이었는데, 오바마에 의해 ‘X됐다’(got schlonged)”고 말했고,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후보 3차 TV토론 도중 클린턴 후보가 잠시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실을 거론하며 “너무 역겹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이튿날 ‘디모인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성차별주의에 애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여성에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습관이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의 대변인인 카트리나 피어슨은 23일 밤 CNN에 출연해 클린턴 후보가 ‘희생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피어슨은 “트럼프가 2011년에도 공화당 소속의 유명 여성인 제인 코윈이 민주당의 캐시 호쿨에 의해 (하원의원 선거에서) ‘X됐다’(get scholonged)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누구도 이 발언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어슨은 이어 “클린턴 후보는 뻔뻔스럽게도 남편과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으면서도 여성에 대한 전쟁과 여성에 대한 편협을 이야기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인 ‘르윈스키 스캔들’을 은근히 끄집어낸 것이다.

피어슨은 “클린턴 후보 주변에는 여성과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며 돌아다니는 진보적 여성들이 많다”며 “이들은 9살짜리 애들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측의 정무참모인 마이클 글래스너은 이날 CNN에 출연해 “남편의 성추문을 생각해볼 때 클린턴 후보가 여성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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