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조치”…北미사일 발사 직후 美서부 항공기 운항중단

“이례적 조치”…北미사일 발사 직후 美서부 항공기 운항중단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1-12 06:42
수정 2022-01-1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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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방항공청 “인도태평양사건 초기보고 따른 것”
9·11테러 당시 내렸던 조치…CNN “이례적 조치”
백악관 “15분간 조치…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것”
미군 초기 평가에 따른 조치 가능성 있어 주목

북 “극초음속미사일 연속 발사 성공…김정은 참관”
북 “극초음속미사일 연속 발사 성공…김정은 참관”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2.1.12
연합뉴스
11일(한국시간)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서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15분 동안 일부 항공기 운항 중단 조치가 내려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 항공당국은 당시 조치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이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발사 초기 미군이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 한국시간으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인 11일 오전 7시 30분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과 지역 공항에 ‘이륙금지’(ground stop) 조치가 내려졌다.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 등 美서부해안에 ‘이륙금지’이륙금지는 특정 공항이나 지역으로 운항하는 항공기가 출발 지점에 머물러 있도록 하는 조치로, FAA가 2001년 9·11 테러 당시 발동한 바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과 워싱턴주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 관제탑에서는 모든 항공기와 모든 공항에 대해 이륙금지 조치가 내려졌다는 안내가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건주 힐스보로의 관제탑에서도 전국적 규모의 이륙금지 조치를 거론하면서 착륙하라는 안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도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공항의 관제탑이 사우스웨스트 항공기에 ‘모든 이륙과 모든 공항에 지금 조치가 내려졌다’고 안내했다고 보도하며 “이례적 조치”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은 같은 날 오후 2시 30분이 조금 지나 해당 조치가 내려졌으며, 5~7분 정도 지나 조치가 해제됐다고 NBC방송에 밝혔다.

전체적인 보도와 전언을 종합하면 미국 서부 해안지역에서 일부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는 비상조치가 내려졌던 셈이다.

FAA, ‘북 미사일 발사’ 구체적 언급 안해
北미사일 발사 직후 美서부 항공기 운항중단
北미사일 발사 직후 美서부 항공기 운항중단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11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10일 밤 서부 해안 일부 공항에서의 이륙을 일시 정지시켰다”면서 “항공기 운항은 15분 이내에 재개됐다”고 공지했다. 이어 “FAA는 정기적으로 예방 조치를 취한다”면서 “운항중단 조치와 관련한 절차를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FAA 트위터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결국 미 연방항공청(FAA)이 수습에 나섰다.

FAA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10일 밤 서부 해안 일부 공항에서의 이륙을 일시 중단했다”라고 밝혔다. 조치는 15분 이하로 유지됐다고 FAA는 전했다.

또 로이터통신에도 ‘서부 해안지역 항공기 운항 중단이 15분 이내였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있었던 사건의 초기 보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있었던 사건’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리킨 것인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미 당국자도 CNN방송에 전국적 차원에서 내려진 조치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와 대변인이 이를 확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항공운항 중단 조치는) 15분 동안이었으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뤄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발사 직후 심각하게 인식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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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6일 “국방과학원은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미사일은 발사 후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설명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은 6일 “국방과학원은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미사일은 발사 후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고 설명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결론적으론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 단순 해프닝으로 판명될 수도 있지만,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군이 발사 초기 심각하게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이번 발사가 미국 국민이나 영토, 동맹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사 몇 시간 뒤 발표했는데, 발사 직후에는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여지가 있는 셈이다.

미군의 초기 평가와 무관하게 FAA 차원의 착오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FAA는 이번 조치를 둘러싼 절차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22년 새해 들어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두 차례나 무력 시위에 나섰다.

북한은 지난 5일 첫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선 뒤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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