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운동가 스테판 반데라 생일에 반러 집회
나치 부역 전력에 반대파에선 전범 낙인 인물
이스라엘, 반유대주의 비난… 러 매체는 이용
우크라이나 민족운동 지도자인 스테판 반데라 탄생 113주년을 맞아 지난 1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에서 우익 민족주의자들이 횃불 행렬을 벌이고 있다. 키예프 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RT 등에 따르면 전날 밤 키예프에서는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조직’(OUN)을 이끈 스테판 반데라를 기리는 ‘횃불 행렬’이 벌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약 3500명(현지 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반데라의 초상화를 들고 “반데라, 와서 질서를 회복하라”며 행진했다. “영광”, “우리 땅” 등을 외치는 소리도 이어졌다.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른 행렬은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마무리됐다.
키예프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나치 이데올로기를 지지한 이들을 미화하려는 시도는 우크라이나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을 더럽히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행렬 도중 발생한 반유대주의 징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우익 민족주의자들이 스테판 반데라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키예프 타스 연합뉴스
2차 대전 종전 후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아 반소련 투쟁을 주도했으나, 1959년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에게 암살됐다. 현대 우크라이나에서는 주로 반러시아 성향의 극우 진영에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위해 투쟁한 인물로 추앙받는 반면, 반대 성향의 사람들로부터는 전쟁범죄자로 비판받는다.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조직’(OUN) 지도자 스테판 반데라 탄생 113주년을 기념해 열린 횃불 집회에는 경찰 추산 약 3500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키예프 EPA 연합뉴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영자지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사에서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네오 나치 행진에 반대하는 이스라엘(대사관)의 트윗이 실제 전쟁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설전에 이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번 성명은 “원칙적인 입장”이었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긴장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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