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日, 북방영토 명칭 쓰지 말라”…아베 선거용 러·일 평화협정 먹구름

러 “日, 북방영토 명칭 쓰지 말라”…아베 선거용 러·일 평화협정 먹구름

김태균 기자
입력 2019-01-15 22:16
수정 2019-01-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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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러시아와 평화조약 체결을 서두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예상보다 훨씬 큰 암초를 만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첫 번째 러·일 장관급 회담에서 러시아가 협상 핵심인 쿠릴열도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과 관련해 일본 내 명칭에 대해서까지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교도=연합뉴스) = 14일 일본과 러시아가 양국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첫번째 장관급 협상을 개최한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15
(모스크바 교도=연합뉴스) = 14일 일본과 러시아가 양국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첫번째 장관급 협상을 개최한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1.15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의 사이에 큰 불일치가 있는 것을 감출 수 없다”고 의견 차가 컸음을 드러냈다. 그는 “(협상의) 첫 번째 단계는 쿠릴열도 4개섬의 주권이 러시아에 있다는 것을 일본이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일본이 ‘북방영토’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을 러시아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추진하는 육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대해서도 “미국이 일본 영토에서 전 지구적 규모의 미사일 방위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난조로 말했다.

반면 고노 외무상은 “영토문제를 포함해 일본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했다”고만 했을 뿐 상대방에 무엇을 요구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쿠릴열도의 일부를 돌려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가급적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가 초강경 모드로 나오면서 아베 총리는 자칫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러시아와의 협상을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의 호재로 활용해 헌법 개정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게 된 탓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01-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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