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16 대선 ‘좌파’ 샌더스 돌풍
자유·보수주의에 ‘사다리’ 잃고
좌절 느낀 밀레니얼 세대 지지
韓 청년, 부모 스펙이 인생 결정
“지지하는 대선 후보 없다” 27%
그들 절망을 어떻게 풀지가 관건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네이선 로빈슨 지음/안규남 옮김/동녘/440쪽/2만 2000원
불평등한 선진국
박재용 지음/북루덴스/464쪽/1만 8000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심해진 양극화는 청년 세대를 불평등과 불공정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부모 세대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유일한 세대로도 꼽히는 밀레니얼들은 절망을 해소해 줄 정치인과 담론을 찾는다. 미국은 2016년 대선에서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사진) 상원의원이 청년들의 지지를 얻고 돌풍을 일으켰지만, 아직 뚜렷한 길을 만나지 못한 우리나라 밀레니얼 세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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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의 노숙자가 있는 뉴욕에는 투자용으로 구입해 비워 둔 부자들의 호화 콘도가 수만 채에 이르고,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어 가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어딘가엔 페라리가 널려 있는 게 현실이다.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들보다 부동산 임대로 돈을 굴리는 이들이 훨씬 많은 부를 소유한다. ‘당신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신자유주의식 성공 신화는 갈수록 청년들에게 노력 대신 절망을 부추길 뿐이다. 지난해 미국의 인구 증가 수는 1937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저자는 약자와 소수자들의 고통에 냉담한 보수주의와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 대신 안일함으로 불공정한 무한 경쟁을 방관하는 자유주의 대신 사회주의가 미래 세대를 위한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사회주의가 새로운 답을 줄 수 있을 거란 메시지와 그 기대가 담긴 정치 현상들은 지금 우리나라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청년들을 짓누르는 현실만큼은 꼭 닮았다.
47.6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2018년도 국가공무원 7급 필기 시험장 풍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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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사라진 사회, 대한민국 청년들은 이제 어떤 담론을 대안으로 선택할까. 지난 7~9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39세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내일이 투표일이면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 ‘지지후보가 없거나 모른다’는 응답이 26.7%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27.7%)를 지지한다는 응답의 뒤를 이었다. 대선이 두 달도 채 안 남은 지금까지도 청년들이 열광할 만큼 명쾌한 방향을 내놓는 후보를 아직 만나지 못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53.7%의 응답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청년들의 절망을 누가, 어떻게 풀어 주는지가 ‘선진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한다.
2022-0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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