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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 선물 안기고… 핸드볼 여왕, 새 한계와 맞서다

챔프 선물 안기고… 핸드볼 여왕, 새 한계와 맞서다

한재희 기자
입력 2019-04-24 22:42
업데이트 2019-04-25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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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희, 한국 선수 9년 만에 유럽 무대

7년 전부터 입단 제의 ‘파리92’ 끝내 수락
오성옥 오스트리아 진출 뒤 역대 12번째
“내가 원해 1+1년 계약… 챔스리그 진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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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가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19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이 끝난 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가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8~19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이 끝난 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류은희(29·부산시설공단)는 지난 22일 끝난 2018~19 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최종 3차전에서 팀의 우승을 이끈 뒤 왈칵 눈물을 쏟았다. 인천시청 시절까지 합쳐 벌써 이번이 다섯 번째 챔프전 우승이라 덤덤할 법도 하지만 그래도 감정이 벅차올랐다.

동료 선수들도 “수고했다”며 류은희를 번쩍 들어 헹가래를 쳐 줬다. 올 시즌을 끝으로 유럽 리그에 진출하는 류은희의 코리아리그 마지막 경기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24일 류은희가 프랑스 여자핸드볼 1부 리그 파리92와 1+1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연봉을 비롯한 세부 내용은 비공개다. 2010년까지 오스트리아에서 뛴 오성옥 여자청소년국가대표 감독 이후 9년 만에 한국 선수가 다시 유럽 코트에서 뛰게 된 것이다. 류은희는 유럽 무대에 진출한 역대 12번째 한국 여자 핸드볼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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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희가 새 둥지를 틀게 될 프랑스 여자핸드볼 1부 리그 파리92 선수단의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류은희가 새 둥지를 틀게 될 프랑스 여자핸드볼 1부 리그 파리92 선수단의 모습.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류은희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부터 파리92 팀에서 제안이 왔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유럽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그동안은 소속팀과의 계약 기간 문제와 부상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다”며 “그러던 중 다시 제안이 와서 이번에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결국 팀에서 7년을 기다려 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유럽 진출과 올림픽 메달이 목표였는데 그중 하나를 이루게 됐다. 유럽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리아리그 마지막 경기 이야기를 꺼내자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지 목소리를 떨었다. 류은희는 “부산시설공단 동료 선수들이 2차전에서 패한 뒤 ‘너랑 한 경기 더 뛰고 싶어서 진 거야’라며 농담을 했다. 동료들이 우승이라는 선물을 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감정에 북받쳤던 것은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생각나서였다”며 “우승을 하고 떠나는 것이라 너무 다행이다. 좋은 성과를 못 냈으면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은희는 국내 여자 핸드볼 최고의 라이트백으로 꼽힌다. 181㎝에 달하는 큰 키를 바탕으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는 통산 세 번째 코리아리그 챔프전 최우수선수상(MVP)을 품에 안았다. 정규리그에서도 MVP를 받았던 류은희는 생애 최초로 통합 MVP를 완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국내에서는 정점을 찍은 뒤 떠나는 것이지만 유럽에는 신체 조건이 더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만만찮은 도전이 예상된다. 류은희는 “지금 몇 ㎏인지 밝힐 수 없지만 유럽 진출에 대비해 예전보다 몸무게를 조금 더 늘렸다”고 귀띔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요즘 류은희는 예전에 비해 다부진 체형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7월 중순쯤 파리92에 합류하기 전까지 근육량을 늘리고, 안 좋은 부위는 재활도 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은희의 목표는 유럽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내가 원해서 1+1년으로 계약했다. 이 팀에서 유럽핸드볼연맹(EHF)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1년을 뛴 뒤 팀을 옮겨서라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며 “쉬운 길이 아니겠지만 유럽에서도 적응을 잘해 한국에 좋은 소식을 자주 전하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04-2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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