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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메르켈” EU 정상들 마지막 참석한 그녀를 기립박수로 환송

“안녕 메르켈” EU 정상들 마지막 참석한 그녀를 기립박수로 환송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0-23 05:46
업데이트 2021-10-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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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 직을 물러나기 전에 유럽연합(EU)의 마지막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왼쪽)이 2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주먹을 맞대며 웃고 있다. 브뤼셀 풀 기자단 AP 연합뉴스
독일 총리 직을 물러나기 전에 유럽연합(EU)의 마지막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왼쪽)이 2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주먹을 맞대며 웃고 있다.
브뤼셀 풀 기자단 AP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 정상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틀 일정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둘째 날 26개 회원국 정상들은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앞서 환송 행사를 열고 기립박수로 메르켈 총리에게 작별을 고했다. 지난 16년 동안 EU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던 메르켈 총리가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EU 정상회의였다.

메르켈 총리가 재임 기간 참석한 EU 정상회의는 107회다. 그는 이를 통해 유로존 재정 위기, 난민 위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코로나19 경제 회복 기금 설치 등 최근 유럽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논의하며 회원국들과 대응을 조율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비공개 헌사를 통해 “당신은 하나의 기념물”이라면서 메르켈 총리 없는 EU 정상회의는 “바티칸 없는 로마 혹은 에펠탑 없는 파리와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 관리가 전했다.

다른 회원국 정상들도 메르켈 총리를 향해 찬사를 보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메르켈 총리가 “지난 16년 동안 어려운 시기에 우리 27개국 모두가 인류애를 갖고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면서 유럽에 그의 흔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도 메르켈 총리는 “타협 제조기”라면서 여러 차례 있었던 회원국들의 마라톤 협상 과정에 그는 늘 “우리를 단합시키기 위한 무엇인가를 찾아냈다. 유럽은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로 메르켈 총리에게 깜짝 작별 인사를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 소년과 소녀, 남성과 여성들이 어려운 시기에 존경할 수 있는 롤모델을 가졌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힘든 결정을 하며 당신이 유머를 발휘하고, 현명한 실용주의를 선보이고, 윤리의 나침판을 내려놓지 않는 것을 지켜봤다”며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아주 극소수의 정치 지도자만이 협소한 사익에 앞서 원칙을 우선할 수 있다”면서 “당신의 친애하는 독일 국민과 전 세계는 이 같은 높은 지반을 성취했다는 점에서 당신에게 오랜 세월 빚을 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미국 국민과 동료 지도자들, 미셸과 내 딸들을 대신해 당신의 우정과 리더십, 무엇보다 동독의 어린 소녀 시절부터 지켜온 보편적 가치에 대한 신의에 감사를 표한다”며 “당케 쇤”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9년 1월~2017년 1월) 메르켈 총리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물러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회담한 외국 정상 역시 메르켈 총리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EU 정상회의에서도 EU의 조약·결정보다 폴란드 헌법이 더 앞선다고 한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EU 내 갈등과 관련, 타협과 대화를 강조했다. 정상회의를 마친 뒤에도 EU에 “우려할 이유가 있는 시기”에 떠나게 됐다면서 “우리는 많은 위기를 극복해왔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주, EU 경제, 법치 문제 등을 언급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
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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