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개봉한 ‘드라이브 마이 카’가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전국에서 총 4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개봉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지난 주말에도 관객 2500여명이 극장을 다녀갔다.
개봉 초반 50∼60개에 불과하던 상영관은 한때 90여개로 늘어나며 시간이 지날 수록 관심을 더해가는 추세다.
영화계에서는 작가주의 색채가 강한 예술·독립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신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실린 동명의 단편을 뼈대로 했다.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가진 남자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 분)가 전속 운전사 미사키(미우라 토코)를 만나면서 아픔을 치유하고 내면의 감정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느린 호흡으로 보여준다.
러닝타임이 3시간에 달하는데, 등장인물의 긴 대화나 연극 연습 장면 등을 롱테이크로 담았다. 극적인 전개나 갈등이 없고 담담하게 관조하듯 연출했다. 이른바 ‘흥행 공식’이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감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점이 꼽힌다.
류스케 감독은 앞서 이 영화로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또한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받으며 젊은 거장으로 칭해졌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와 함께 류스케 감독을 극찬하며 팬을 자처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