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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춤 못 추는 사람은 없어요… 안 배웠을 뿐”

“세상에 춤 못 추는 사람은 없어요… 안 배웠을 뿐”

김정화 기자
입력 2022-06-28 20:18
업데이트 2022-06-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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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용단’ 맡은 제이블랙·마리

‘꿈의 오케스트라’ 춤·무용 확장판
스트리트댄스·발레 등 홍보대사 위촉
어린이·청소년에게 배움 기회 제공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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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꿈의 무용단’ 홍보대사 마리(맨 앞)가 서울 광진구 댄스 스튜디오에서 아이들과 춤을 추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꿈의 무용단’ 홍보대사 마리(맨 앞)가 서울 광진구 댄스 스튜디오에서 아이들과 춤을 추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맞춰 보자. 파이브, 식스, 세븐, 에이트!”

지난 25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한 댄스 스튜디오. 제이블랙이 구령을 외치자 아이들 10여명의 눈빛이 대번에 바뀌었다. 스피커에서 큰 소리로 흘러나온 음악에 마름모꼴로 넓게 대열을 정돈한 아이들이 박자에 맞춰 화려한 웨이브와 칼군무를 선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올해부터 새로 꾸린 ‘꿈의 무용단’ 수업의 한 장면이다.

무용단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안무가 제이블랙과 마리 부부는 서울신문과 만나 “춤을 갈망하는 아이들의 눈빛과 열정을 보며 우리가 더 에너지를 얻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꿈의 무용단’은 대표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을 춤과 무용 분야로 확장한 것인데, 스트리트 댄스(실용무용) 분야의 둘을 포함해 발레(김주원), 현대무용(안은미), 전통무용(리을무용단) 등 다양한 강사를 초빙해 어린이·청소년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각 홍보대사가 직접 아이들과 호흡하는 것을 비롯해 국공립 무용단체·기관 등과 연계해 전국 각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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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꿈의 무용단’ 홍보대사 제이블랙(왼쪽), 마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꿈의 무용단’ 홍보대사 제이블랙(왼쪽), 마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제이블랙과 마리는 부부지만 수업 스타일은 다르다. 제이블랙이 거칠고 절도 있는 춤을 가르친다면 마리는 동작의 곡선과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남성적, 여성적인 댄스로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각 클래스엔 남녀 아이들이 섞여 있다. 중학교 1~2학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나이 대의 청소년이 어우러져 하나의 크루가 된다.

춤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아도 실력은 천차만별이다. 한 번도 춤을 배워 본 적 없는 ‘뚝딱이’와 아이돌을 꿈꾸며 수년째 실력을 갈고닦은 아이가 한 팀이다. 제이블랙은 “편차가 크지만 청소년기엔 의지만 있으면 습득력이 빠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아이들 스스로 수업 뒤에도 남아 연습하고, 잘하는 친구가 부족한 친구를 가르쳐 주면서 수업 세 번 만에 실력들이 부쩍 늘었단다.

춤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건 부부에게도 의미가 크다. 제이블랙·마리는 현재 국내 댄스 신에서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하지만 그전까진 오랫동안 어려운 시기를 버텨야 했다. 돈을 벌기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은 게 춤이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느꼈으면 하는 것도 간단하지만 분명하다.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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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꿈의 무용단’ 홍보대사 제이블랙(맨 앞)이 서울 광진구 댄스 스튜디오에서 아이들과 춤을 추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꿈의 무용단’ 홍보대사 제이블랙(맨 앞)이 서울 광진구 댄스 스튜디오에서 아이들과 춤을 추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제이블랙은 “아주 심각한 박치, 몸치 친구가 있었다. 박수에도 박자를 못 맞출 정도였는데 가르치고 가르쳐서 결국 세계 댄스 배틀에서 4강까지 올라갔다”며 “춤을 못 추는 사람은 없다. 안 배웠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리는 “누구나 노래방에서 가서 노래하듯 춤도 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꼭 잘 출 필요 없이 즐겁게 움직이면 그걸로 족하다”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춤을 통해 조금 더 자신감을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들은 열 차례에 걸친 수업 후 오는 9월 홍대에서 버스킹 공연도 할 예정이다.

“우선 끝까지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해야죠. 실수해도 괜찮아요. 경험이 중요하잖아요. 감성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춤추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알게 될 거예요.”(제이블랙)

“잘하는 건 더 집중하고, 못하는 건 생각하지 말았으면 해요. 춤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요. 뭐든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잖아요.”(마리)
김정화 기자
2022-06-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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