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정상화’ 위한 서민주택 공급의지 재확인
이명박(MB) 대통령이 17일 라디오연설을 통해 주택을 투기 대상이 아닌 ‘주거용’으로 보자고 강조한 것은 집을 재테크 수단으로만 보는 그릇된 인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깊이 박혀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자유시장 경제에서 집값이 수요·공급에 따라 정상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투기 심리로 집값이 급등하고 ‘부동산 불패’ 신화가 국민 의식 속에 자리잡아온 현실은 장기적으로 나라 경제의 건전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한다.
또 주택 가격의 비정상적 상승으로 집 없는 서민이 늘고 빈부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국가 존립의 중요한 요소인 ‘국민 통합’을 저해하게 된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꾸준한 집값 하락세 역시 업계에서 주장하는 ‘주택시장 침체’가 아닌 서민들이 원하고 여야 정치권이 앞다퉈 공약했던 ‘집값 정상화’의 점진적 실현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연설은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민간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과 요구를 일축하는 취지가 강하다.
이 대통령은 평소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철학대로 민간 업계의 요구를 잘 이해한다고 평가받는 편이지만, 주택 공급 문제만큼은 ‘시장주의’에만 얽매이지 않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보금자리주택을 언급, “앞으로도 집없는 실수요자들에게 직접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꾸준히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서민 주택의 꾸준한 공급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국정운영의 제일 기조로 내세운 ‘친(親)서민 중도실용’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두 가지가 교육과 주거 문제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교육 개혁과 함께 주택의 안정적 공급을 연일 독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민간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지적은 지나친 우려”라며 “주택 가격이 안정되고 민간 분양가 인하 효과도 있는 만큼 보금자리 주택 공급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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