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중도 보수·중도 진보·진보…정치권 4당 체제로 갈 가능성도”

“보수·중도 보수·중도 진보·진보…정치권 4당 체제로 갈 가능성도”

장세훈 기자
입력 2015-12-14 22:40
수정 2015-12-15 00:4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뉴스 메이커·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 인터뷰

새누리당의 홍문종(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의원은 올해 늘 정치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친박근혜계의 핵심인 홍 의원이 개헌, 반기문 영입론, 중진 용퇴론 등을 언급할 때마다 여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들썩거렸다. 연말을 맞아 그동안의 이슈를 정리하고, 새로운 정치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이도운 정치부장이 14일 홍 의원을 인터뷰했다.

이미지 확대
새누리당 홍문종(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의원
새누리당 홍문종(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의원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 탈당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됐다. 내년 총선이 새누리당에 유리한 게임이 될까.

-야당이 갈라지는 것이 불리하지는 않지만, 야당이 2개가 되든 10개가 되든 정치를 할 사람은 넘친다. 여당에도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데 현재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판이 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도 경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여당 내에도 (야권 성향의) 잠복된 세력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정치권으로 뛰어들 수 있는 결단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안 의원이 제공한 것이다. 따라서 야당이 갈라졌으니까 우리가 무조건 유리하다? 그렇지 않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의 확장을 막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여권 인사를 받아들이긴 어렵지 않을까.

-굳이 안 의원에게로 갈 필요는 없다. 조국 교수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진보로 가라. 안 의원은 중도(진보)로 가라’라고 했다는데, 여권도 보수와, 중도 보수로 해서 여야 모두 4당 체제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본다.

→내년 총선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국민들은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원한다. 오픈프라이머리나 국민경선제로는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 경선을 하면 현역 의원들이 유리하다. 국민들은 새 옷, 새 후보, 새 스타를 원한다. 지금도 국민들이 보기엔 그 나물에 그 밥일 수 있다.

→그러면 공천은 누가 하나.

-모른다.

→당에서 하나. 청와대에서 하나.

-당에서 하겠지.

→대통령의 뜻에 따라 출마하는 후보가 있다면, 당에서 어떻게 수용하나.

-당에서 수용 안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당과 청와대가 공천 문제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할 수가 없다. 당에서 하는 얘기가 더 명분이 있어 보이고 그럴듯해 보인다. 지금 당권을 가진 사람들은 기존 질서 안에서 당내 순위가 정해져 있는 대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 청와대가 당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얘기하지 말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대통령도 속마음은 어떤지 모르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을 수 있겠지만, 당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러진 않을 것이다.

→청와대나 내각에 근무했다가 출마하려는 사람에게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봐도 되나.

-지역에 가서 기득권을 때려 부수는 데 ‘대통령 생각이 이렇다’ 이렇게 말하는 방법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있을까.

→공천관리위원장은 누가 하면 좋을까.

-모르겠다.

→대구에서 유승민 의원이 낙선하는 것이 대통령의 뜻인가.

-그건 모른다.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친박계에 좌장이 있나.

-나이로 따지면 서청원 최고위원이 좌장이지만, 실제로는 전부 좌장이다. 최경환 좌장, 윤상현 좌장, 김재원 좌장, 홍문종 좌장. 정치를 하면서 어떤 한 사람을 세워 놓으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시원시원한 장점은 있다. 하지만 의견이 잘못 투영됐을 때 그것을 정정할 수 있는 기능은 굉장히 약화돼 있다. 옛날 동교동계, 상도동계 같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친박계 내부에서 제기된 용퇴론에 동의하나.

-상향식 공천제로 가자는 것은 국민들에게 모든 선택의 행위를 맡기자는 것이다. 용퇴론도 결국 전략공천이다. 당신은 집에 가라는 의미다. 지금 전략공천 없다고 얘기하면서 용퇴론을 얘기하거나 험지 출마론을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내 친박계는 몇 명이나 되나.

-20~30명 빼고 다 친박이다.

→그러면 더 추려서 진박(진실한 친박) 의원은 몇 명이나 될까.

-김무성 대표도 한번도 대통령 뜻에 어긋나게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건 언론에서 만든 단어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찾아내야 한다. 내가 누가 진박이고, 몇 명이라고 얘기하기는 좀….

→김 대표의 리더십은 어떻게 보시나.

-(한참을 생각하더니) 정치는 운이 좋아야 한다는데… 운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현재로서는.

→‘김 대표도 부산 영도를 떠나 수도권에 출마하라’는 목소리는 타당성이 있나.

-그 정도 정치적 체급이 되는 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

→개헌 추진은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유동적인가.

-노코멘트. 내가 개헌 얘기하면 또 뒤집힌다. 전화가 빗발쳐서 안 돼(웃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새누리당 영입 제안을 한 적이 있나.

-반 총장과 하버드 대학을 같이 다녔다. 같은 반에서 커피 마시면서 그때 얘기했나 보다. 하하하. 반 총장과 몇 번 만난 적이 있지만, 반 총장의 가장 큰 주문은 국내 정치에 자기 이름을 빼달라는 것이었다. 어쨌든 유엔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정치를 하는 것이다. 다른 필드에서 다른 정치를… 정치는 못 끊는다. 죽을 때까지.

정리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15-12-15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