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만 직권상정 한다는 건 국회의원 밥그릇만 관심 있는 것”
청와대는 15일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을 직권상정하기에 앞서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 테러방지법을 먼저 직권상정하거나 선거법과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촉구했다.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청와대가 그동안 3권 분립 정신에 따라 입법부 수장인 정 의장에 대한 직접적인 요청을 자제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와대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연내에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법안 등을 처리해야 하고, 정 의장의 직권상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절박하고 비상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보도를 보니 정 의장이 선거법만 직권상정하겠다고 했다”며 “그것은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정 의장에 전화를 드리고 찾아 뵀다”고 밝혔다.
현 수석은 “내년 1월1일부터는 정년이 연장되기에 청년 고용절벽이 예고돼 있고 언제 올지 모르는 경제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국민안전에 필요한 테러방지법을 외면하시고 선거법만 처리한다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현 수석은 “선거법이나 테러방지법,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안도 직권상정을 하기에는 똑같이 미비한데 선거법만 직권상정을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수석은 “(정 의장께서) 굳이 선거법을 처리하시겠다면 국민이 원하는 법을 먼저 통과시켜 주시고 나서 선거법을 처리하는 순서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그것이 힘들다면 선거법과 민생법안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 수석은 “정 의장께 (여야간) 여러가지 중재 노력을 통해 (노동개혁법, 경제활성화법, 테러방지법 등의) 처리 근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드렸다”며 “정기국회 마지막날(9일) 10분 정도 정회를 선포하고 중재 노력을 하신 것처럼 그런 노력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입장을 간곡하고 정중하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현 수석은 “의장께서 오늘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의장방에서 못나가게 하더라도 합의를 종용하고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시는 것을 국민이 보기 원한다”며 “그런 국민의 입장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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