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주류 겨냥 순혈주의·온정주의 작심비판반부패·반이분법·반수구보수…합리적보수 외연확장 의지도부산지역조직, 송년회 참석자 탈당여부 설문…조직화 시동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고향 부산을 방문해 ‘친정’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안 의원은 또한 정치 세력화 과정에서 인물 영입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처음으로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면서 야권 재편의 첫 깃발을 들었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지역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 여망을 정치적 소명으로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새정치연합은 평생 야당하기로 작정한 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 자신의 탈당을 비난하는 데 대해서는 “다른 사람을 무조건 배척하고 비난하는 것이 집권과는 계속 멀어지는 그림”이라며 “물이 천천히 뜨거워지면 따뜻해서 안락하게 있다가 물 온도가 올라가서 죽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도 했다.
또한 “그냥 봉합해서 그대로 가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것이다. 무난하게 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10대 혁신안을 수용하기로 한 것을 두고는 수술이 필요한데 항생제를 준 격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인물 영입 3원칙으로 ▲반(反)부패 ▲반(反)이분법 ▲반(反)수구보수를 제시하며 정치 세력화의 구상을 첫 공개했다.
반부패 사례로는 막말과 갑질을, 이분법적 사고로는 순혈주의와 폐쇄주의, 온정주의, 이중잣대 등을 꼽았다.
이는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시절 제안한 부패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 등 혁신 원칙의 연장선상으로, 새정치연합내 친노 강경파와 86운동권 출신 인사 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거듭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으로 안 의원은 인물 영입에 있어 반수구보수 원칙에서 합리적·개혁적 보수는 제외해 협력의 여지를 열어두는 등 외연 확장의 의지를 드러냈다.
안 의원은 신당 창당시 총선 전망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가는 질문”이라며 “그저께까지도 저는 탈당할 줄 몰랐다. 이제 시작”이라고 웃어 넘겼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 지역 기자단과 오찬 및 티타임, 지역 방송사 인터뷰를 하며 지역 언론과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또한 부산경제진흥원 창업지원센터 청년창업가 간담회에 참석하고 지역 보육시설 ‘이삭의 집’을 방문하는 등 이날 하루만 6개 일정을 소화했다.
청년창업가 간담회에서는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의 의정활동을 언급하던 중 “저희 당에…아, 지금은 아닙니다만”이라고 말실수를 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마지막 비공식 일정으로 지역 지지자 모임인 부산내일포럼 송년회 행사에도 참석했다.
부산내일포럼은 참석자 방명록에 이름과 연락처, 탈당 여부를 기재하도록 하는 등 본격적으로 탈당 및 세결집에 대비했다.
행사장에는 “안철수의 새로운 시작, 우리가 함께 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안 의원이 탈당 후 지방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 부산 방문이 처음으로, 안 의원은 탈당을 불사한 ‘최후통첩’ 뒤 칩거 첫날인 지난 7일에도 부산을 찾았다.
이처럼 안 의원이 부산을 중시하는 것을 두고 안 의원이 자신의 고향이자 전통적 야도였던 부산에서 제2의 ‘안풍(安風)’을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오는 17일 광주, 다음 주 대전을 방문하는 등 전국 순회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광주 방문은 1박 2일 일정도 검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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