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버스기사가 액셀만 밟았어도” 광주참사 실언 뭇매

송영길 “버스기사가 액셀만 밟았어도” 광주참사 실언 뭇매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6-17 23:02
수정 2021-06-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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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대해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액셀러레이터만 밟았어도 (희생자들이)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 모두 발언에서 “바로 그 버스정류장만 아니었다 할지라도,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사실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하필 버스정류장 앞에 이런 공사현장이 되어 있으니 그게 정확히 시간대가 맞아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재난현장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버스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기사가 불가피하게 서행하고 정차하려는 순간에 건물이 붕괴돼서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며 “광주 동구청장을 질책한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송 대표는 “구청이 공사현장에서 버스정류장을 옮겨 놨다면, 버스가 진행하는 과정에서 건물이 붕괴됐다면, 그 순간 인간의 본능으로 버스기사가 조금이라도 본능적으로 액셀을 밟았으면 그걸 피해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버스기사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위험한 건물을 버스정류장 앞에 방치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광주 붕괴 참사 피해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2차 가해나 다름없다”며 “가슴 아픈 참사의 책임을 애꿎은 피해자에게 전가하지 말라.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도 “송 대표는 사고 현장을 가리켜 ‘영화의 한 장면 같다’라고도 했다”며 “이게 중대재해 사고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인식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21-06-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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