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부터 3~4일 주기로 반복
올가을 들어 사나흘 주기로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 다시 오르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겨울철 날씨의 특징인 ‘삼한사온(三寒四溫)’ 현상이 이례적으로 가을철에 찾아온 것이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북서쪽에서 확장한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의 수은주가 뚝 떨어져 서울의 아침 기온(0.9도)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해안과 섬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서울과 대전,중부 산간,일부 내륙지방에서는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얼음과 서리가 공식적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는 나흘간 이어지다가 평년기온을 회복한 지난달 29일 낮부터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이후 10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사흘 동안에는 서울의 아침 기온이 6도 이상으로 올라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하지만 1일 밤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해 2일과 3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러 다시 추워졌다.
8일 아침까지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6~8도로 포근한 날씨가 예상되지만 9~11일 아침에는 1~3도로 떨어져 또 추워질 전망이다.
추운 날과 따뜻한 날이 3~4일 간격으로 반복되는 ‘삼한사온’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셈이다.
삼한사온 현상은 말 그대로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한 날씨’를 뜻하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그런 형태의 날씨가 반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청은 그러나 최근 날씨가 겨울철의 전형적인 삼한사온과는 발생 원인이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한다.
겨울철에는 시베리아에서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는데 모체(母體)인 이 고기압에서 떨어져 나온 찬 고기압이 한반도에 3~4일 주기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춥고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의 삼한사온은 시베리아 고기압 때문이 아니라 몽골 북서쪽이나 연해주 쪽에서 발생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생긴 현상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차고 건조한 성질의 대륙 고기압은 사시사철 만들어지지만,여름에는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 남하하지 못하다가 10~11월 본격적으로 세력을 남쪽으로 확장한다.
지상으로부터 5천500m 상공에서 영하 20~30도의 차가운 공기를 품은 대륙 고기압이 확장해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치면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 추위를 몰고 온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르게 발달한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쳐 추위가 일찍 찾아왔고,고기압 세력의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춥고 포근한 날씨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겨울철 삼한사온을 가져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 때문은 아니지만 가을철에 춥고 따뜻한 날씨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은 이례적이긴 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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