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부산도착…사법처리 본격착수

소말리아 해적 부산도착…사법처리 본격착수

입력 2011-01-29 00:00
수정 2011-01-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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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양 해역에서 우리 선박을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국내로 압송돼 사상 처음으로 우리 사법기관의 처벌을 받게 됐다.

 삼호 주얼리호를 납치했다 우리 해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이 30일 새벽 김해공항을 통해 부산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4시18분 아랍에미리트(UAE) 왕실 전용기편으로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도착하자마자 남해지방해양청 수사관들에게 체포됐으며,대기중인 특수호송차량에 옮겨탄 뒤 부산지법으로 압송돼 현재 구속전 피의자조사(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우리 사법기관이 국내 선박을 납치한 해적을 상대로 사법처리에 나선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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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청해부대에 의해 생포된 해적 5명이 30일 오전 부산으로 압송됐다. 항공편으로 도착한 해적들은 부산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수사본부가 있는 남해해양경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간단한 건강상태를 확인받고 부산해양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다. 연합뉴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청해부대에 의해 생포된 해적 5명이 30일 오전 부산으로 압송됐다. 항공편으로 도착한 해적들은 부산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수사본부가 있는 남해해양경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간단한 건강상태를 확인받고 부산해양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다.
연합뉴스
 ◇해적 도착과 압송=해적이 탄 비행기는 이날 오전 4시18분께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은 이들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신병 인수와 동시에 체포해 미리 대기중인 특별 차량에 태워 구속전 피의자조사(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부산지법으로 압송했다.

 해경은 해적들이 언론과 일반시민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압송과정에서 삼엄한 경호.경비를 펼쳤다.

 해적 호송에는 무장 경찰관 40여명,특공대 전술차량 등 차량 6대 등이 동원됐다.

 해적들은 영장실질심사 후 수사본부가 있는 남해해양청으로 이송돼 간단한 건강상태를 확인받고 부산해양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될 예정이다.

 이들 해적은 지난 15일 낮 12시에서 1시 사이 인도양에서 삼호해운 소속의 화학물질 운반선 주얼리호를 납치,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인 2명,미얀마인 11명 등 총 21명의 선원을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격 사전구속영장 청구..영장실질심사도=검찰은 29일 이미 이들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법원으로부터 구인장을 발부받아 구속전 피의자 심문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사전구속영장에는 주동자,소극적 가담자 구분없이 5명의 해적 모두에게 해상강도살인미수죄 등을 포괄적으로 적용했다.

 검찰이 전격적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들의 범죄사실이 분명해 사전영장을 청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장실질심사는 부산지법 김주호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해적 5명을 출석시킨 뒤 예인수,이석재 변호사 등 국선 변호사 3명의 입회하에 이뤄지고 있다.

 휴일날 영장실질심사는 당직판사가 맡지만 이번 사건은 그 중대성을 감안해 김 판사가 직접 심문에 나섰다.

 ◇해경 특별수사반 50여명 수사 투입=김충규 청장을 남해해양청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나면 해적들에게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한 뒤 오후부터 본격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특별수사본부는 수사반,지원반,호송유치반,홍보반 등 4개반,50여명의 수사 인력으로 구성됐다.

 해경은 이날 해적 신병을 인도받으면서 청해부대로부터 해적들의 얼굴사진과 간단한 신원확인서를 건네 받았고,작전 당시 각종 자료와 삼호주얼리호의 항해 일지,석해균(58)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해적 등에 대한 선원들의 진술 등 기초자료를 넘겨받았다.

 수사본부는 이들 자료와 해적들을 상대로 삼호주얼리호 납치 경위 및 과정,현장 납치 주동자,이번 사건의 배후 조종 세력 등을 밝혀 낼 계획이다.

 특히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해적을 명확히 가린다는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또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입국하는데로 피해자 조사도 병행한다.

 해경 수사본부는 해적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구속기한(10일)에 해적들의 실체적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납치 전모를 밝혀낸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수사 난항도 예상=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는 초유의 사건인 만큼 수사과정에서 상당한 난항도 예상된다.

 소말리아가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해적들의 정확한 신원확인부터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검거된 해적들은 행동대장에 불과할 경우 배후조정 세력을 밝혀내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이 또 강압에 의해 해적행위에 가담했다고 주장할 경우 혐의 적용에도 상당한 애로가 예상된다.

 소말리아어-영어-한국어 3단계로 이어지는 통역의 어려움 때문에 피의자 진술을 확보하고 범행을 추궁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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