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硏 이사장 돌연사퇴 미스터리

산업기술硏 이사장 돌연사퇴 미스터리

입력 2012-03-23 00:00
수정 2012-03-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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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문제로 윗선서 사표 종용說… 직원들에 함구령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지식경제부 산하 14개 정부출연연구소를 총괄하는 권철신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장관급)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건강상의 문제가 공식적인 이유다.

그러나 권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한 데다 취임한 지 10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인 탓에 사표를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철신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권철신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
●前 주일대사 친형… 공학계 스타교수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이사장은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뒤 곧바로 사무실에서 짐을 챙기는 등 주변 정리를 마쳤다. 권 이사장은 한양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산업공학계의 ‘스타 교수’로 평가받았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의 친형이기도 하다. 방위산업학회장과 삼성전자 회장 기술고문을 맡기도 했다.

산기연 이사장은 ETRI·생기연·화학연구원·기계연구원 등 14개 출연연, 5600여명의 연구원, 2조 1000여억원의 예산을 총괄하는 위치로 임기는 3년이다.

권 이사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5일 뇌경색 병력과 척추동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다음 주에 미국으로 몇 달간 요양을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의표명 직후 정리… 내주 미국행

그러나 청와대 및 산기연 안팎에서는 권 이사장이 개인적인 문제를 이유로 윗선의 사퇴 종용을 받았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산기연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상태”라면서 “매일 밤 11시까지 근무하는 등 연구회 업무에 지나칠 정도의 열정을 보여온 권 이사장이 뒷마무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를 낸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2012-03-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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