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ㆍ잉여배출권 놓고 의견대립 계속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협상 시한을 넘긴 채 계속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진영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각국은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재정지원 방안과 교토의정서 개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태다.
8일 정부 대표단에 따르면 당사국들은 7일 오후(현지시간)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시한을 연장하고 밤샘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에 참여하는 정부 관계자는 “시한을 연장하면서 8일 오전까지 협상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진영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은 재정지원 문제다.
개도국은 2020년부터 선진국들이 매년 1천억 달러를 모금하기로 약속한 지원금을 어떤 방법으로 조성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등은 2010∼2012년 연간 100억 달러의 긴급자금 지원이 올해로 끝나기 때문에 ‘재정 격차’를 줄이려면 2015년까지 6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결의문을 통해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은 재정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꺼리고 있다.
손성환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재원조달을 위해 ‘기후재원포럼’을 창설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며 “이번 총회 결정문에는 ‘2020년까지 1천억 달러를 어떻게 만들지 내년 총회까지 조달 경로를 제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로 효력이 끝나는 교토의정서의 연장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더반 총회부터 의견이 엇갈렸던 연장기간은 선진국 주장대로 8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1차 공약기간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대량 발생한 잉여배출권의 이월 여부를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국가가 이월 자체를 반대하거나 자국의 감축의무를 이행하는 데만 쓰자는 입장인 반면 잉여배출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판매도 허용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의무감축국이 1990년 대비 20∼40%로 제시한 감축목표에 대해서도 상향을 요구해 협상이 교착 상태다.
당사국들은 2015년까지 협상을 완료하기로 한 2020년 이후 새 기후체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협상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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