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용 베이커리’ 사장 유성용씨
“어려워졌다고 남 돕던 것을 그만둘 수 있나요.”서울 영등포구청 맞은편에 있는 유성용 베이커리 사장 유성용(48)씨는 2000년부터 영등포구청, 당산1동사무소, 성공회푸드뱅크 등을 통해 독거 노인과 노숙인 등에게 무료로 빵을 제공하고 있다. 연간으로 1만명분, 금액으로는 1000만원에 이르는 기부다. 유씨는 그 공로로 최근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유성용 베이커리’ 사장 유성용씨
빵집은 성공적이었다. 개업한 지 2년 6개월 만에 1억원 빚을 거의 다 갚았다. 그러나 2002년 3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바로 옆에 들어섰다. 유씨는 “그날로 매출이 정확히 반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시 3000만원을 대출받아 매장을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10년 사이 같은 계열사의 프랜차이즈 빵집이 인근에 두 군데 더 생겼다. 잘 나갈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 사흘간 케이크를 500개 넘게 팔았지만 올해는 150개 정도에 그쳤다.
그렇지만 유씨는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우리 가게에 처음 왔을 때 감격해하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려운 분들이 드실 빵을 만들 땐 잡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2013-01-0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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