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아기 살해후 하천에 버린 여고생·남자친구 영장

출산 아기 살해후 하천에 버린 여고생·남자친구 영장

입력 2015-12-15 15:24
수정 2015-12-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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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는 같은 아파트 사는 대학생…시신 불태우려 해

몰래 낳은 아기를 목졸라 살해한 뒤 남자친구에게 맡겨 하천에 유기한 여고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15일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A(18·고교생)양과 남자친구 B(20·대학생)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양은 14일 오전 0시부터 1시까지 안산시 단원구 자신의 집에서 딸을 낳은 뒤 입을 막고 고무줄로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당일 출산이 임박해오자 다른 방에서 아버지와 할머니 등이 잠을 자고 있는 사이 화장실에서 출산했다.

범행 후 A양은 아기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B씨에게 넘겼고, B씨는 오전 2시 10분께 집에서 1㎞가량 떨어진 화정천에 아기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당시 시신을 낙엽으로 덮어 불을 붙이려다가 실패하자 시신을 하천에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B씨와 사귄 지 1년 5개월 가량 된 A양은 8월 임신사실을 짐작했지만, 지금까지 병원진료는 커녕 간이 임신 테스트조차 하지 않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

이로 인해 A양은 출산 예정일을 계산하지 못한 채 생활하다가 뜻밖의 출산을 하게 되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의 배가 불러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할머니가 임신 테스트기를 건넸지만 A양은 화장실에서 물을 묻히고는 “살이 쪄서 그런 것”이라고 둘러대기도 했다.

A양은 인터넷에서 ‘낙태수술’에 대한 검색을 해본 뒤 겨울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수술을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은 14일 오전 9시 50분께 화정천변을 산책하던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태반과 함께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으며, 시신의 목에는 노란색 고무줄이 감겨 있었다.

엉덩이와 왼쪽 허벅지에는 화상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화정천 인근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 B씨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같은날 오후 5시 40분께 B씨 집에 함께 있던 둘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에서 A양은 “배가 별로 안나와서 아기가 나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출산하게 되자 가족들에게 들킬까봐 겁이 나 아기를 살해했다”며 “당장 낙태수술을 할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수술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여자친구가 갑자기 밤에 죽은 아기 시신을 안고왔길래 경황이 없어 집 근처 하천에 버렸다”며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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