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 기만한 유벤투스·호날두 ‘노쇼’ 소송에 고발수사 착수

한국팬 기만한 유벤투스·호날두 ‘노쇼’ 소송에 고발수사 착수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7-30 16:21
수정 2019-07-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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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싼 티켓 40만원 달해…60억 편취”

“더페스타, 호날두 뛸 의사 없다는 것 알아”
“사기죄 성립되면 호날두도 공범”
물 마시는 호날두
물 마시는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K리그의 친선경기에서 경기 출장 의사가 없는 듯 귀고리를 한 채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다. 호날두는 경기 때는 귀고리를 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경찰이 한국팬을 기만하며 계약 내용과 달리 ‘노쇼’ 논란을 빚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와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 등에 대한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호날두 고발사건을 수서경찰서에 배당했다.

수서경찰서는 고발장을 검토한 뒤 조만간 고발인을 불러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는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에 나서기로 했으나 뛰지 않았다.

유벤투스 내한 경기를 총괄한 주최사 더페스타가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것이라는 내용의 계약서 원문을 공개하며 노쇼 논란이 증폭하고 팬들은 들끓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 출신 오석현 변호사(LKB파트너스)는 이번 경기를 총괄한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호날두를 사기 혐의로 전날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했다.

오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피해자들은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광고를 믿고 티켓을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출전하지 않았다”면서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구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피해자들을 속여 60억원 상당의 금액을 편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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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만 만지러 온 호날두
머리만 만지러 온 호날두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 FC의 친선경기. 유벤투스 호날두가 경기 시작전 벤치에 앉아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19.7.26 연합뉴스
이번 유벤투스 방한 친선경기의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은 40만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날두가 45분 동안 출전한다는 소식에 표는 15분 만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변호사는 “더페스타는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기죄가 성립한다면 호날두도 공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출국한 호날두를 고발한 것에 대해 “사기의 규모에 비해 피고발인들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않는 것 같아 경종을 울리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호날두 노쇼 파문과 관련해 팬들의 민사소송도 처음 제기됐다.

당시 경기를 관람한 관중 2명은 이날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변호사 김민기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전날 김 변호사는 최근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원고는 당시 경기를 관람한 관중 2명이며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경기 티켓값과 정신적 위자료 등을 포함해 1인당 107만 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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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인스타 사진
호날두 인스타 사진 27일 호날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집에 오니 좋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트레드밀을 달리는 영상을 게재했다. 호날두 SNS
김민기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일단 시급히 소장을 제출해야 할 사정이 있어 원고는 일단 2명으로 했다”면서 “현재 카페를 통해 원고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으며 1천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날두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비싼 친선전 티켓을 구매한 팬들은 법률사무소 명안을 통해 친선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7일까지 1차 원고 모집에 나섰고, 29일까지 1900여명이 집단소송에 동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유벤투스 초청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는 위약금 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축구연맹은 전날 유벤투스 구단에 이번 친선전에서 호날두의 불출전을 비롯해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지 않은 데 항의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더페스타는 호날두가 45분간 경기를 뛸 것이란 내용이 담긴 계약서 원문 일부분을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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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가 후반전에도 출전하지 않고 벤치를 지키자 실망한 팬들이 경기 도중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날두가 후반전에도 출전하지 않고 벤치를 지키자 실망한 팬들이 경기 도중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페스타는 “유벤투스와 체결한 계약서에는 호날두 선수가 최소 45분 이상 출전하는 게 명시돼 있다”면서 “예외 사항은 워밍업 때 부상을 하거나 본 경기 중 부상으로 45분을 못 채울 경우로 제한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엄청난 팔로워를 자랑하는 호날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 팀 K리그와의 친선전 관련 내용은 전혀 없이 지난 27일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에 러닝머신에서 뛰는 영상을 올린 뒤 “집에 돌아오니 좋다”라는 글을 남겨 빈축을 샀다.

반면 지난 24일 호날두는 중국 투어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 “중국을 보는 것은 항상 기쁘다(Always a pleasure to see you China)”라는 글을 남겼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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